아쉽게도 올가을 첫 단풍은 평년보다 늦게 물들 것으로 예상됐다. 추석 연휴인 9월 24∼27일에 물든 잎을 보려면 해발 1700m대까지 올라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석 연휴는 여행을 계획하고, 단풍 놀이는 절정이 시작되는 10월에 계획하는 것이 좋겠다.
11일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와 웨더아이가 내놓은 설악산 첫 단풍 예상일은 9월 30일과 10월 3일로, 평년값인 9월 28일보다 이틀에서 닷새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 연휴에 볼 수 있는 건 대청봉 일대뿐
국립공원공단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달 31일 해발 1708m인 대청봉 일대에서 단풍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 일대 평균기온이 16도쯤으로 내려가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일부 나뭇잎이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이것은 아직 첫 단풍이 아니다. 기상청은 산 정상에서부터 아래로 20%가량 물든 때를 첫 단풍, 산 전체의 80%가량이 물든 때를 절정으로 본다. 대청봉에서 관측된 것은 정상부 나뭇잎 일부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9월 중순쯤 정상부의 20% 이상이 물들기 시작하고, 이후 단풍이 산 아래쪽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기현 설악산국립공원 대청분소장은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단풍이 관찰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기온이 지속해서 낮아지면 설악산 전역에서 더욱 뚜렷하고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에 설악산을 찾더라도 산 전체가 물든 풍경은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또 같은 산이라도 정상부와 산 아래는 물드는 시기가 2주 이상 벌어져 사실상 추석 연휴에 온가족이 모여 단풍 구경은 힘들다.
◆ 첫 단풍은 언제?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는 올해 첫 단풍이 평년보다 이틀 늦은 9월 30일 설악산에서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웨더아이는 이보다 사흘 늦은 10월 3일로 예상했다.
지역별 구간도 갈렸다. 케이웨더는 중부지방 첫 단풍을 9월 30일∼10월 18일, 남부지방을 10월 19∼27일로 봤다.
웨더아이는 중부지방을 10월 10∼27일, 지리산과 남부지방을 10월 22일∼11월 5일로 잡았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두 예상의 차이는 벌어진다. 남부지방 첫 단풍이 시작되는 날짜는 사흘, 끝나는 날짜는 아흐레가 차이 난다.
두 기관이 같게 본 것은 단풍 전선의 속도다. 단풍은 하루에 약 20∼25㎞씩 남쪽으로 내려간다. 강원 산간에서 시작한 단풍이 남부까지 닿는 데 한 달 넘게 걸리는 이유다.
◆ 절정은 설악산 10월 19일, 북한산 11월 1일
단풍 절정은 첫 단풍이 든 뒤 2주쯤 지나 나타난다. 케이웨더는 설악산이 10월 19일, 북한산이 11월 1일쯤 가장 짙게 물들 것으로 봤다. 중부지방 전체로는 10월 19일∼11월 1일, 남부지방은 11월 1∼11일이다.
웨더아이는 오대산과 설악산을 10월 16∼25일, 중부지방을 10월 31일∼11월 5일, 남부지방을 11월 5∼13일로 봤다. 설악산 절정은 두 예상이 겹치지만 중부지방은 케이웨더 쪽이 열흘 이상 이르다.
연휴에 맞춰 단풍을 보려면 추석보다 개천절이 낀 10월 초 연휴가, 그보다는 한글날이 있는 10월 9일 무렵이 낫다.
다만 이때도 절정은 아니고 강원 산간에서 첫 단풍이 시작되는 단계다. 절정을 보려면 10월 셋째 주 이후 강원, 10월 말 이후 중부, 11월 둘째 주 남부 순으로 목적지를 잡아야 한다.
케이웨더는 9월 중순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하순과 10월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봤다. 낙엽수는 일 최저기온이 5도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해야 잎이 물들기 때문에 9월 이후 기온이 높을수록 단풍도 늦어진다.
◆ 단풍철 두 달에 등산사고 4건 중 1건
한편 단풍을 보러 산에 오르는 사람이 늘면 사고도 함께 늘어난다. 1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0∼2024년 5년간 등산사고는 4만3574건 일어났다. 이 사고로 424명이 숨지고 1만6852명이 다쳤으며 202명이 실종됐다.
월별로는 중부지방 단풍이 절정에 드는 10월이 5691건으로 가장 많았고 9월이 5098건으로 뒤를 이었다. 두 달에 몰린 1만789건은 5년치 전체의 24.8%로, 등산사고 4건 중 1건이 단풍철에 일어난 셈이다.
특히 산에서는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출입이 통제됐거나 위험한 구간에는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해가 지기 전에 산행을 마칠 수 있도록 시간을 넉넉히 두는 것도 당부 사항이다.
사고에 대비해 휴대전화 배터리와 비상 연락수단을 미리 점검하고,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곧바로 쉬거나 산행을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