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목 아니었어?’… 팔·손까지 저리면 이미 ‘목디스크’ 진행 중

경추 정렬의 변화로 뻐근함 나타나는 거북목
통증 방치 시 추간판 돌출되는 목디스크로 진행될 수도
영상 검사와 신경학적 상태 종합해 치료법 결정해야

직장인 A씨(38)는 최근 목과 어깨가 자주 뻐근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고 퇴근 후에도 스마트폰을 보는 일이 많았고, 주변에서는 평소 자세가 구부정하다며 ‘거북목 같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목 통증과 함께 팔과 손까지 저리기 시작했고, 병원을 찾은 결과 목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하루 종일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결리는 증상을 흔히 겪는다. 단순한 피로나 이른바 ‘거북목’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팔이나 손까지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힘이 떨어진다면 목디스크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사진=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거북목은 옆에서 봤을 때 머리가 정상 위치보다 앞으로 빠진 자세나 경추(목뼈) 정렬의 변화를 말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장시간 내려다보는 자세가 반복되면 목과 어깨 주변 근육의 부담이 커져 뻐근함과 결림,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목디스크는 경추 사이의 추간판이 돌출되거나 손상되면서 주변 신경을 자극하거나 압박해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거북목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목디스크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좋지 않은 자세가 장기간 이어지면 목 주변 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두 상태를 구별하는 중요한 단서 중 하나는 통증과 저림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다. 거북목은 주로 목과 어깨 주변의 뻐근함이나 결림이 나타나고, 장시간 앉아 있을 때 피로감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목디스크로 신경이 자극되면 목에서 어깨와 팔로 뻗치는 방사통이 생기거나 팔·손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질 수 있다.

 

목디스크로 신경이 자극되면 목에서 어깨와 팔로 뻗치는 방사통이 생기거나 팔·손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특히 팔이나 손의 저림이 반복되거나 계속되는 경우, 한쪽 팔이나 손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물건을 잡을 때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경우, 팔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점점 심해진다면 진료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목디스크는 신경이 눌리는 위치와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어 통증의 강도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저림이나 감각 변화, 근력 저하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가 중요하다.

 

목디스크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고 신경학적 이상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 반대로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나 방사통이 계속되거나 신경 압박이 심하고 근력 저하 등 신경학적 이상이 진행된다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검토할 수 있다.

 

목 건강을 지키려면 평소 목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진단할 때는 증상의 양상과 신경학적 검사를 우선 확인하고 필요하면 X선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통해 경추와 디스크 상태, 신경 압박 여부를 살핀다. 치료 방법 역시 영상검사 결과만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과 신경학적 상태, 일상생활에서의 기능 저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목 건강을 지키려면 평소 목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컴퓨터 모니터는 지나치게 낮게 두지 말고 눈높이에 가깝게 조정하고, 스마트폰을 볼 때도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고 틈틈이 목과 어깨를 움직여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등과 어깨 주변 근육을 균형 있게 강화하는 운동도 권장된다.

 

호병철 울산엘리야병원 관절척추센터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거북목과 목디스크는 목 주변의 통증이나 불편감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혼동하기 쉽지만 발생 원인과 증상에는 차이가 있다”며 “특히 팔이나 손으로 이어지는 저림, 감각 이상, 근력 저하 등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자세 문제로 생각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