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尹 항소심서 징역 4년 구형

1심 재판부는 ‘예상 밖’ 징역 2년 선고… 이번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앞선 김건희씨의 1·2심과 달리 세간의 예상을 깨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는데, 이 때문에 항소심 판단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2심 선고공판은 다음 달 7일로 잡혔다.

 

김건희 특검팀은 11일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과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4년에 추징금 1억372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명씨에게도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오른쪽). 세계일보 자료사진

특검팀은 “이 사건 여론조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작출됐다”며 “단순히 명씨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방식, 매체 등 긴밀하게 협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론조사 전부에 대해 윤 전 대통령과 명씨간 무상 수수·제공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판례에 따라 명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교부한 정치자금 비용을 시가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팀은 “대의민주주의와 공정성을 훼손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판단 부분에 대해 유죄로 인정해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사건 본질은 명씨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고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스스로 비용 들여 여론조사하고 여러 정치인들에게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일탈적 영업행위에 불과하며, 이에 편승해 의뢰하거나 약속한 것이 전혀 없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도 “사람들에게 정권 교체를 하기 위해 나가야 한다고 해서 끌려나온 게 여론조사 때문”이라며 “조작이니 뭐니 하는 건 알지도 못하고 있을 수도 없다, 그런 걸 위해서 제가 왜 비용을 들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필요하면 얼마든지 캠프나 당에서 남아도는 비용을 가지고 (여론조사) 의뢰가 가능하다”며 “대선 여론조사에서 우리가 뭘 조작해 달라고 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명예훼손적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씨 측은 최후변론에서 공소사실 중 유죄에 대한 범죄의 증명이 없어서 무죄로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씨 측은 만약 유죄여도 원심형의 징역 1년6개월은 너무 과중하다고 덧붙였다. 명씨는 “저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너무나 억울하다”며 “국민들과 국가에 분란을 일으켜 죄송한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10월7일 오후 2시를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씨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명씨로부터 총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총 58회(공표 36회, 비공표 22회)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맞춤형 여론조사 제공 등을 두고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1396만3600원 추징을 명했다. 함께 기소된 명씨에겐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무상 여론조사 수수 혐의 중 실제 전달된 건 14회라고 해석했다. 나머지 44회는 합의 범위에 포함됐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과 명씨 측, 특검팀이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