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83주째 상승·李 지지율 최저, 정책 불신 위험 수준 [논설실의 관점]

최장 ‘文정부 85주 상승’ 경신은 시간문제
불안 심리에 30대 ‘영끌’ 매수 집값 부추겨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로 신뢰 되살려야

대출 규제와 부동산 세 부담 강화를 동반한 정부의 강력한 수요 억제책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도통 잡히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평균 0.20% 올랐다. 오른 폭은 0.02%포인트 축소됐으나 작년 2월 첫째 주부터 8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런 추세라면 문재인정부 때 기록한 역대 최장 상승 기간(85주·2020년 6월 둘째주∼2022년 1월 셋째주)을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일각에선 설·추석 연휴로 통계가 공표되지 않은 기간을 포함하면 사실상 86주간 한 번도 상승세가 끊이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83주간 누적 상승률은 17.2%로 이미 문 정부 85주간(7.7%)을 넘어 심각성을 더한다. 

이번 정부 들어 지난 8·13 대책까지 주택 공급대책이 3차례나 발표됐으나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선 신규 주택의 공급 부족 우려로 30대 사이에서 ‘지금 집값이 가장 싸니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포모(FOMO·소외공포감) 심리가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달 서울의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 대상 ‘생애최초’ 매수자의 등기는 9343건으로 전체 건수의 53.8%를 차지했고, 30대가 52%(4855건)에 달했다. 보통 30대는 자기 자금이 부족해 금융기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영끌’ 매수로 집을 장만한다. 이들 실수요자가 대출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과도한 부채는 소비를 제약하고, 금리 변동에 대한 민감도를 높여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운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30대가 빚더미에 눌리면 거시경제 전반의 활력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정부 정책이 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양질의 주택을 적기에 공급할 거라는 신뢰를 주지 못하는 한 집값 안정화는 요원하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평가에서도 드러난다. 긍정 평가는 38%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1%에 달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 부동산 정책(24%)이 가장 많이 꼽혔는데, 지난 7월 넷째주부터 줄곧 최상위를 지키고 있다.

 

그간 세차례 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15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현 정부 임기 내 입주 물량은 거의 없다. 기약 없는 장기 공급대책에 ‘내 집 마련’ 희망을 걸고 자고 일어나면 다락같이 오르는 아파트 시세만 바라보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이다. 속도전을 공언하면서도 서울 신규 공급물량의 80∼90%를 차지하는 민간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는 미온적인 정부 정책이 불신을 자초하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지난 9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정책 토론회에서 부동산 공급대책과 관련해 “민간 정비사업에 대해서도 재개발 용적률 완화와 관련된 논의가 급격한 물살을 타고 있다”고 했다. 옳은 방향이다. 나아가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임대주택 비율 등의 규제도 풀어야 ‘닥공’(닥치고 공급) 정책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