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가 11일 용산 미군기지 반환부지 일부에 청년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여권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일각의 관측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용산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이 용산 미군반환부지 내 본체부지 외곽에 최소 1만3000~2만호의 청년주택 공급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나 안전성에 대한 검증 없이 주택 공급 및 개발 논리로 접근하는 시도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구는 정부와 여당이 용산어린이정원과 방위사업청 부지, 군인아파트·장교숙소 부지 등 본체부지 외곽을 이른바 ‘훼손부지’로 보고 주택 공급 대상지로 개발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본체부지 내에도 크고 작은 건물이 산재한 만큼 같은 논리라면 용산공원 전체가 훼손부지에 해당해 개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부지에서 개발이 시작되면 용산공원 전체가 점차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구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 미군기지 부지 전체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용산공원은 단순한 개발 가능 부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성과 상징성, 생태적 공공성을 담아 미래세대에 물려줄 소중한 국가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구는 무분별한 토사 반출과 굴착으로 공원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구는 “용산공원은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라 국가유산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역사·문화적 공간”이라며 “무분별한 토사 반출과 굴착은 용산공원의 본래 가치를 돌이킬 수 없이 훼손할 것”이라고 했다.
토양오염에 따른 안전 문제도 제기했다. 구는 “지난 4월 녹사평역 주변 지하수 수질검사에서 기준치를 335배 초과하는 1급 발암물질 벤젠이 검출됐다”며 “미군기지 내부의 오염 상태는 이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구는 “반출할 오염 토양의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단지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이유만으로 반출정화를 조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도심 속 극심한 교통대란과 소음, 미세먼지 등 시민 피해를 유발하고 심각한 2차 환경오염을 야기할 것”이라며 “용산공원 부지 전체에 대한 면밀한 토양오염도 조사와 안전성 검증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는 “서울의 주택 공급 문제는 분명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여의도공원, 올림픽공원, 서울숲 등에 아파트를 지을 수는 없는 것처럼 용산공원 또한 지키고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구는 서울의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역세권 고밀개발, 유휴 국공유지 활용,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구는 “앞으로도 용산공원의 공공성과 역사성을 지키고 구민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정부의 일방적인 주택 공급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