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생은 도민 아니냐”…추미애 ‘산후조리비 기습 폐지’에 도민 청원 폭발

경기도, 10~12월생 지원금 전액 미편성…예고 없는 사업 종료에 도민 분통
청원 하루 만에 1만명 돌파해 지사 답변 조건 달성…도청 누리집 접속 장애
“재정난 책임을 산모·신생아에 전가”…진보당·시민단체 철회, 추경 반영 촉구

경기도가 출생아 1명당 50만원을 지원해 온 ‘경기도 산후조리비 지원사업’을 이달 말 신청분을 끝으로 종료하기로 하면서 임신·출산 가정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전 예고나 유예기간 없이 연중 지원을 중단하면서 4분기 출생아들이 행정적 차별을 받게 됐다는 비판이다.

 

경기도 광교 청사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정부의 ‘첫만남이용권’과 시·군 출산지원금 등 유사 지원 제도가 확대됨에 따라 모자보건사업을 재구조화한다는 명목으로 이달 30일까지 신청받은 물량만 산후조리비를 지급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사로 재임하던 2019년 도입된 이 사업은 출산가정에 지역화폐 50만원을 지급해 산모의 건강 회복과 신생아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도의 대표 복지 정책이다.

 

갑작스러운 사업 폐지 소식이 전해지자 도청 누리집은 반대 목소리로 폭발했다. 9일 올라온 ‘경기도 산후조리비 기습 폐지 반대’ 청원은 게시 하루 만에 동의자 1만명을 돌파해 도지사 공식 답변 요건을 채웠다. 동의자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청원 누리집이 한동안 접속 장애를 겪기도 했다.

 

자신을 11월 첫아이 출산을 앞둔 예비 아빠라고 밝힌 청원인은 “고물가 속에 기저귓값과 산후조리원 비용을 계산하며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을 믿고 계획을 세워왔다”며 “태어나는 달이 한두 달 늦다는 이유만으로 10~12월생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행정 차별을 받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질타도 쏟아졌다. 진보당 경기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첫만남이용권은 양육비 범용 지원이고 산후조리비는 산모 회복에 특화된 지원으로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며 “저출생을 위기라면서 정작 출산 지원부터 깎는 것은 명백한 자기모순이자 도의 재정난 책임을 산모와 신생아에게 전가하는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복 정리는 사후에 붙인 명분일 뿐 실체는 재정난에 따른 예산 삭감”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특히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본예산 수립 당시 4분기 산후조리비 예산 약 80억원이 누락된 것을 알고도, 이를 추경 예산으로 보완하는 대신 사업 자체를 폐지하는 길을 택했다는 지적이다. 도민들은 재정 건전화를 명분으로 빚어진 부담을 돌봄이 가장 시급한 취약 가정에 전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도는 산후조리비 지원을 종료하는 대신 난임부부 지원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전문 건강관리사가 출산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을 강화해 안정적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400만원을 웃도는 산후조리원 비용 부담 속에 50만원의 실질적 지원금마저 한순간에 끊기게 된 예비 부모들의 불만은 식지 않고 있다.

 

재정 비상을 이유로 각종 복지 예산을 잇달아 삭감해 온 추 지사의 세출 구조조정 기조가 이번 산후조리비 기습 폐지로 인해 다시 한 번 악재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