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의 신제품 마케팅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TV 광고나 할인 행사에 집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크리에이터와 연예인을 초청한 런칭 파티, 캐릭터·K팝 스타 협업, 팝업과 팬밋업 등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행사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행사 현장에서 제품을 맛보는 데 그치지 않고 사진과 숏폼 영상을 촬영해 자신의 SNS에 올리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브랜드가 광고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소비자가 직접 콘텐츠 생산에 참여하도록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븐요리 프랜차이즈 굽네를 운영하는 지앤푸드는 지난 10일 프라이빗 풀빌라 ‘청풍813’에서 신제품 ‘서울엄마 파기름떡볶이 치킨’ 출시 기념 런칭 파티를 열었다.
굽네는 틱톡·유튜브·인스타그램 등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와 연예인, 인플루언서 약 60명을 초청했다. 틱톡 팔로워 910만명의 티곰과 776만명의 신동호, 500만명의 가토현우, 유튜브 구독자 666만명의 하이유 등이 참석했다. 배우 예지원·왕빛나, 아나운서 박지윤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행사장에는 신제품을 바로 맛볼 수 있는 푸드트럭 ‘굽카’를 배치하고 포토존과 리뷰보드, 오븐 조리 방식을 활용한 게임존 등을 마련했다. 참석자들이 직접 촬영한 시식 장면과 반응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숏폼 콘텐츠 등을 통해 각자의 채널로 확산됐다.
신제품 개발에 참여한 우정욱 셰프도 직접 행사에 참석했다. 서울엄마 파기름떡볶이 치킨은 우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수퍼판’의 시그니처 메뉴인 ‘한우 기름떡볶이’를 굽네 방식으로 재해석한 메뉴다.
굽네는 런칭 파티에 이어 서울 홍대 ‘굽네 플레이타운’에서도 오는 20일까지 ‘파·떡·치 동아리 2학기 개강파티’ 콘셉트의 팝업을 운영한다. 크리에이터 중심 행사를 일반 소비자 체험으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bhc도 신제품 자체보다 제품을 둘러싼 콘텐츠와 경험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bhc는 지난 7월 커리 시즈닝 치킨 ‘커링클’을 출시하면서 글로벌 캐릭터 ‘미니언즈’와 협업했다. 커링클을 기존 ‘뿌링클 유니버스’에 포함시키고 미니언즈 시즈닝 키링 등 굿즈를 함께 내놨다.
자사 앱과도 연계했다. bhc 앱에서 커링클을 주문하면 할인 쿠폰을 지급하고 일정 횟수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미니언즈 굿즈 세트와 경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신제품 구매와 브랜드 경험을 묶었다.
오프라인 접점도 만들었다. 서울 서초교대점에서 신제품을 직접 맛보는 미디어 행사를 열고 제품 개발 과정과 콘셉트를 소개했다. 커링클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75만개를 넘어서며 bhc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했다.
BBQ는 신제품과 K팝 스타를 직접 결합했다.
제너시스BBQ는 지난 7월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와 협업한 신메뉴 ‘필크런치’를 국내와 미국 시장에 동시에 선보였다. 메뉴명부터 필릭스와 연계하고 광고 캠페인도 함께 공개했다.
제품 구매는 팬덤 콘텐츠로 연결했다. 필크런치 주문 고객에게 필릭스 사진을 활용한 럭키드로우와 럭키포토 등 한정판 굿즈를 랜덤으로 증정하고, 필릭스가 고른 메뉴를 묶은 ‘필릭스 PICK’ 세트도 판매했다.
광고 효과도 빠르게 나타났다. BBQ에 따르면 필릭스가 출연한 필크런치 광고 캠페인은 공개 3일 만에 주요 디지털 채널 누적 조회수 600만회를 넘어섰다.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세우는 기존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신제품 이름과 패키지, 굿즈, 구매 경험 전체를 팬덤과 연결한 셈이다.
교촌치킨은 브랜드 모델 변우석을 앞세운 팬밋업으로 고객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교촌은 이달 10일부터 30일까지 ‘2026 교촌치킨 X 변우석 팬밋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교촌 주문앱에서 지정 세트를 구매한 고객 가운데 100명을 선정해 변우석 팬밋업에 초청하는 방식이다.
교촌은 지난해에도 앱 전용 메뉴를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변우석 팬밋업 초청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윙박스와 사이드 메뉴를 묶은 별도 세트를 판매하고 구매 고객 가운데 회차별 참석자를 선정했다.
최근에는 제품 시식을 넘어 브랜드 조리 방식 자체를 체험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다. 오는 12~13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교촌 미니벨로 페스타’에서는 어린이 방문객이 직접 붓으로 치킨에 소스를 바르는 ‘교촌1991스쿨’을 운영한다.
치킨업계가 이처럼 오프라인 경험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신제품 출시만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비슷한 시기에 수많은 메뉴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직접 찾아오거나 SNS에 올릴 이유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렸다.
특히 크리에이터와 팬덤을 활용하면 기업이 만든 광고 한 편보다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짧은 시간 안에 확산시킬 수 있다. 신제품 한 개를 런칭 파티와 굿즈, 팝업, 팬밋업, 숏폼으로 여러 차례 소비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신제품을 출시하면 광고와 할인 프로모션을 얼마나 크게 진행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젊은 소비층과 접점을 늘리기 위한 체험형 마케팅 경쟁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