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안 가도 되겠네?…CGV 팝콘까지 편의점에 깔렸다

영화를 보러 가지 않아도 영화관에서 먹던 팝콘 맛을 편의점에서 즐기는 시대가 됐다.

 

세븐일레븐 제공

편의점들이 영화관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인기 영화 지식재산권(IP) 등을 먹거리와 결합하면서다. 단순히 캐릭터를 포장지에 넣는 수준을 넘어 실제 영화관 메뉴의 맛을 재현하거나 영화 관람권과 굿즈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최근 CGV와 손잡고 ‘CGV팝콘바질어니언맛’을 출시했다. CGV에서 판매하는 시즈닝 팝콘인 ‘바질어니언팝콘’을 편의점용 봉지 스낵으로 옮긴 제품이다. 바질 향과 어니언의 짭조름한 맛을 살려 영화관에서 먹던 맛을 일상에서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제품 안에는 CGV에서 사용할 수 있는 랜덤 쿠폰도 넣었다. SCREENX 관람권과 일반 영화 관람권을 비롯해 팝콘·탄산음료 무료 쿠폰, 영화·콤보 할인권 등 7종 가운데 하나가 들어 있으며 모든 제품에 쿠폰이 포함된다.

 

세븐일레븐은 CGV에 이어 연내 롯데시네마와 협업한 팝콘도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에서 판매하는 팝콘을 편의점 상품으로 잇달아 옮겨 ‘시네마 팝콘’ 라인업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영화관 먹거리를 편의점 상품으로 옮긴 시도 자체가 처음은 아니다.

 

CU에서는 2022년 CGV와 연계한 ‘CGV팝콘맛 오징어튀김’이 판매됐다. CGV 팝콘에 사용하는 시즈닝을 오징어튀김에 접목해 바질어니언맛과 더블치즈팝콘맛 등으로 선보였다. 영화관에서 익숙한 맛을 다른 종류의 스낵으로 변형한 상품이었다.

 

이번 세븐일레븐 상품은 한 단계 더 직접적이다. 팝콘 시즈닝만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CGV에서 판매하는 ‘바질어니언팝콘’ 자체를 봉지 팝콘으로 구현하고 영화 관람 혜택까지 붙였다.

 

편의점에서 상품을 산 소비자를 다시 영화관으로 끌어들이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콘텐츠와 팝콘의 결합 가능성을 먼저 확인한 곳은 GS25다.

 

GS25는 2023년 넷플릭스와 손잡고 400g짜리 ‘넷플릭스 콤보 팝콘’을 출시했다. 일반 봉지 팝콘보다 약 5배 큰 용량으로, 넷플릭스 시리즈를 한꺼번에 보는 ‘정주행족’을 겨냥했다. 이후 트러플 팝콘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했다.

 

반응도 컸다. 넷플릭스 점보 팝콘은 당시 GS25 스낵 매출 1위에 올랐고, 넷플릭스 협업 상품 전체도 출시 약 1년 만인 2024년 6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 1157만개, 매출 35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콘텐츠 IP를 먹거리로 끌어오는 전략은 이어지고 있다.

 

GS25는 지난 4월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 마리오 갤럭시’에 맞춰 도시락과 햄버거, 젤리, ‘슈퍼마리오 트러플 팝콘’ 등 협업 상품 9종을 내놨다. 상품에 캐릭터를 입히고 일부 제품에는 랜덤 굿즈까지 넣어 영화 흥행과 편의점 소비를 연결했다.

 

편의점들이 콘텐츠 협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먹거리만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차별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팝콘이라도 영화관이나 OTT, 인기 캐릭터의 이름이 붙으면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는 경험과 이야기가 상품에 더해진다. 관람권이나 굿즈까지 붙이면 상품을 사는 행위 자체가 콘텐츠 소비의 일부가 된다.

 

실제 GS25가 올해 1분기 출시한 콘텐츠·캐릭터 IP 협업 상품 가운데 4종은 각각 판매량 100만개를 넘어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GS25는 이를 좋아하는 콘텐츠와 인물을 상품으로 경험하고 소장하려는 소비가 매출로 이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시네마 팝콘’ 역시 같은 흐름에 놓여 있다. 영화관 팝콘을 편의점에서 파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쿠폰을 통해 다시 영화 관람으로 연결한다.

 

과거 편의점 협업 상품이 유명 브랜드의 이름과 캐릭터를 빌려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영화관에서 먹던 맛과 콘텐츠를 즐기던 방식까지 상품 안에 옮겨 넣는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