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끈한 가죽보다 스웨이드…올가을 신발, ‘질감·낮은 실루엣’ 뜬다

올가을 신발은 화려한 장식보다 소재의 질감과 실루엣으로 분위기를 내는 제품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무신사 제공

스웨이드처럼 결이 살아 있는 소재부터 위빙, 메시, 부드러운 가죽까지 촉감과 표면감을 강조한 제품이 늘고 있다. 형태도 각을 세운 디자인보다 자연스럽게 주름이 잡히거나 발등에 낮게 붙는 슬림한 실루엣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2026년 가을·겨울(FW) 시즌 여성 슈즈에서는 스웨이드와 슬라우치 부츠, 메리제인이 주요 제품군으로 떠올랐다. 남성 시장에서도 로퍼와 스니커즈를 중심으로 밑창과 갑피를 가볍게 만든 ‘로우 프로파일’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올가을 플랫슈즈 시장에서 스웨이드와 메리제인, 로퍼 등이 주요 스타일로 꼽히고 있으며 두꺼운 밑창 대신 발에 낮게 붙는 디자인도 두드러진다.

 

LF의 아떼 바네사브루노 액세서리는 이번 시즌 주력 슈즈로 ‘스웨이드 패브릭 더블에이 롱부츠’를 선보였다.

 

초극세사 소재로 스웨이드 특유의 부드러운 표면감을 구현하고, 종아리를 따라 여유 있게 떨어지는 실루엣을 적용했다. 매끈한 가죽으로 다리선을 잡아주던 기존 롱부츠와 달리 소재의 결이나 자연스럽게 생기는 주름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부츠 상단을 접으면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길이로 바꿔 신을 수 있어 한 제품으로 다른 실루엣을 연출할 수도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도 여성 주력 제품으로 ‘스트랩 슬라우치 부츠’를 내놨다.

 

종아리 부분을 반듯하게 세우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디자인했다. 상단을 접거나 스트랩과 버클을 조절하면 길이와 주름이 달라진다. 옷차림에 따라 신발 형태까지 바꿔 신는 방식이다.

 

스웨이드 강세는 부츠에 그치지 않는다.

 

29CM가 최근 공개한 에퓨레의 26FW 컬렉션에는 스웨이드 질감을 강조한 ‘벤트 스퀘어 스웨이드 로퍼’가 포함됐다. 브라운과 블랙 색상에 3㎝ 굽과 스퀘어토를 적용한 제품이다. 같은 컬렉션에서는 2㎝ 키튼힐의 페니로퍼와 슬림한 스퀘어토 레이스업 슈즈도 선보였다. 화려한 장식보다는 소재와 앞코 형태를 살린 구성이 눈에 띈다.

 

여성 슈즈 브랜드 사뿐의 26FW 신상품에서도 비슷한 방향이 나타난다. ‘티모린 스웨이드 리본 플랫슈즈’를 비롯해 낮은 굽의 플랫슈즈, 메리제인, 셔링 로퍼 등이 신상품군에 포함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핏플랍은 올 FW 시즌 클래식한 가죽뿐 아니라 가볍고 입체적인 질감을 가진 위빙과 메시 소재에 주목하고 있다. 레오파드 등 애니멀 패턴도 주요 흐름으로 제시했다.

 

주력 제품 ‘델리카토 레오파드 메리제인’은 스웨이드 소재에 레오파드 패턴과 벨트 디테일을 더했다. 지난해 FW 시즌 완판된 데 이어 올해도 핵심 상품으로 내세웠다.

 

새롭게 선보인 ‘델리카토 포이즈 메리제인’은 부드러운 양가죽과 밴딩을 적용했다. 장식을 크게 더하기보다는 가죽의 촉감과 유연한 실루엣으로 발레코어 분위기를 살렸다.

 

핏플랍은 이번 시즌에도 플랫슈즈와 메리제인을 중심으로 로우 프로파일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가을 슈즈 상품 구성에서도 굽이 낮은 메리제인과 플랫, 로퍼에 스웨이드나 패브릭처럼 질감이 드러나는 소재를 입힌 제품이 잇따르고 있다. 29CM도 올가을 추천 슈즈로 스웨이드 로퍼와 슬림한 발레 플랫 등을 전면에 배치했다.

 

과거처럼 신발 하나에 큰 장식이나 높은 굽을 더하기보다는 기본적인 옷차림에 소재의 차이와 앞코 모양, 낮은 굽으로 변화를 주는 방식이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남성화에서도 뚜렷하다.

 

핏플랍은 볼드한 스니커즈보다 얇고 낮은 실루엣의 선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쉬 스웨이드 스니커즈’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스웨이드 소재와 슬림한 형태를 결합하고 충격 흡수 시스템을 적용해 외형은 낮고 가볍게 가져가면서 착화감을 보완했다.

 

무신사 스탠다드도 남성 슈즈에서 클래식 구두의 캐주얼화와 로우 프로파일 흐름에 주목했다.

 

‘로우 프로파일 페니로퍼’는 기존 구두의 무겁고 반듯한 이미지를 덜어내고 낮고 슬림한 형태로 다시 만들었다. 부드러운 가죽과 유연한 뒤축, 경량 아웃솔을 적용해 일상복에도 부담 없이 신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같은 디자인 방향을 블로퍼와 바부슈로도 넓혔다.

 

LF가 전개하는 킨은 ‘녹터널 팩’ 컬렉션을 통해 아웃도어 기능성과 클래식 슈즈를 결합했다.

 

대표 제품 ‘유니크 로퍼’는 킨의 유니크 디자인을 로퍼 형태로 풀어냈다. 가죽 어퍼와 안감, 인솔에 하이브리드 고무 아웃솔을 조합해 단정한 외관과 가벼운 착화감을 함께 노렸다.

 

‘뉴포트 옥스포드’는 샌들과 구두의 경계를 한층 더 허물었다. 킨 특유의 개방형 구조에 블랙 가죽을 입혀 옥스포드 슈즈처럼 보이도록 했다. 발을 감싸는 전통적인 남성 구두에서 벗어나 샌들의 개방감과 구두의 단정한 인상을 한 제품에 섞었다.

 

글로벌 슈즈 브랜드 캠퍼의 2026 FW 남성 컬렉션에서도 소재 변화가 확인된다. ‘드리프트 워크’에는 가죽과 누벅을 함께 쓴 제품이 다수 포함됐고, 남성 ‘딘’에는 브라운 스웨이드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딱딱한 드레스 슈즈보다는 가죽의 질감을 살리면서 일상복에 신기 쉬운 제품 구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웨이드·위빙·메시처럼 질감이 살아 있는 소재와 슬라우치·로우 프로파일처럼 자연스럽고 슬림한 실루엣이 이번 시즌 슈즈 시장의 주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