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총 개조 어디까지 불법?…모의총포 단속 현장 혼선

성능 기준은 명확한데 외관은 '아주 비슷' 한 줄뿐…"정교한 기준 필요"

최근 도심에서 총기 형태의 물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현행법상 장난감총과 모의총포를 구분하는 외관 기준이 모호해 일선 치안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경기 화성시 동탄지역의 한 도로에서 성인 남성이 권총으로 보이는 물체를 들고 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압수된 불법 총기와 모의 총포. 연합뉴스, 경찰청 제공

경찰이 남성으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물체는 실제 총기와 외관이 유사한 금속 재질로, 실제 총기와 구별하기 위해 총구 등에 부착하는 주황색 부품인 이른바 '컬러파트'도 없었다.



경찰은 외관만으로 장난감총인지 모의총포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곧바로 입건하지 않은 채 총포화약안전기술협회 등 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같은 달 5일 이천시의 한 회사 기숙사에서도 총기 발견 신고가 접수됐으나 확인 결과 비비탄조차 발사되지 않는 모형 장난감총이었다. 소유자가 컬러파트를 검은색 사인펜으로 칠하면서 실제 총기로 오인된 것이다.

이 같은 혼선은 현행법상 모의총포의 외관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외관과 성능 가운데 어느 하나가 기준에 해당하면 모의총포로 분류하도록 하고 있다.

성능은 발사체의 지름이나 무게, 운동에너지, 폭발음 데시벨 등 수치화된 기준이 마련돼 있다.

반면 외관은 '모양이 총포와 아주 비슷하여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현저한 것'이라는 규정이 전부다.

전문기관의 판단과 실제 법 집행 사이에는 간극도 있다.

압수된 불법 총기와 모의 총포. 연합뉴스, 경찰청 제공

총포화약안전기술협회 관계자는 "경찰에서 모의총포 판별 의뢰가 들어오면 품질이 조악하더라도 컬러파트를 제거하거나 도색해 가린 경우 모의총포로 보고 경찰에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실제 수사를 담당하는 일선 경찰은 형사처벌이 뒤따르는 만큼 애매한 기준의 외관상 유사성만으로 모의총포 소지 혐의를 적용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모의총포를 제조·판매·소지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기남부지역 한 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개조 흔적이 있더라도 외관이 조악하고 별도의 위해행위가 없다면 실제 입건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구두로 주의를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성능은 구체적인 수치 기준이 있지만 외관은 어디까지 모의총포로 볼 것인지 애매한 경우가 있다"며 "장난감총 애호가나 밀리터리 동호회 회원이 단순 소장 목적으로 개조해 보관하는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법을 적용하기에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모의총포를 이용한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모의총포의 외관 판별 기준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법령은 개조되는 경우까지 충분히 가정하지 못한 미비점이 있다"며 "기술 발전으로 실제 총기와 외관상 구분하기 어려운 제품도 나오는 만큼 관련 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