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만 팔아선 안 된다…샐러드·붕어빵·피자빵까지, 카페가 식당 됐다

커피 전문점의 메뉴판이 달라지고 있다. 커피와 케이크를 팔던 공간을 넘어 아침과 점심 한 끼부터 길거리 간식, 웰니스 음료까지 먹거리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팀홀튼 제공

샐러드와 잉글리시 머핀부터 붕어빵과 호떡, 피자빵, 새우토스트까지 등장했다. 커피 한 잔을 사러 온 고객에게 식사와 간식을 함께 판매하고, 반대로 먹거리를 찾는 고객까지 매장으로 끌어들이려는 경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팀홀튼은 가을을 맞아 그레인볼 샐러드 2종과 잉글리시 머핀 2종을 출시했다. 커피와 도넛 중심에서 벗어나 간단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사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그레인볼 샐러드는 영양 균형과 포만감을 강조했다. 치킨 에그 그레인볼은 그레인 믹스에 닭가슴살과 반숙란, 비네그레트 드레싱을 더했다. 칠리 베이컨 그레인볼은 베이컨과 에그 샐러드에 스파이시 크리미 소스를 곁들였다.

 

잉글리시 머핀은 에그 패티를 기본으로 햄·치즈 또는 베이컨·토마토를 넣어 아침이나 점심 식사 대용으로 구성했다.

 

팀홀튼의 푸드 강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에서 샌드위치와 랩, 샐러드 등 식사형 메뉴를 꾸준히 늘려왔으며 올해 선보인 푸드 메뉴만 30여종에 이른다. 일부 매장에서는 조리 공간까지 확대하고 있다. 커피 전문점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사형 카페’로 영역을 넓히는 셈이다.

 

이디야커피는 익숙한 길거리 먹거리를 카페 안으로 끌어들였다.

 

씨앗호떡과 잡채호떡, 피자호떡을 비롯해 팥붕어빵, 슈크림붕어빵, 햄치즈계란빵 등을 판매하고 있다. 디저트 성격이 강한 붕어빵뿐 아니라 잡채호떡과 피자호떡, 계란빵처럼 간단한 식사 대용이 가능한 메뉴까지 갖췄다. 이디야 공식 메뉴에도 이들 제품이 푸드 라인업으로 올라와 있다.

 

계절성이 강한 길거리 간식을 매장과 배달 등을 통해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면서 따뜻한 커피·음료와 함께 구매하는 수요까지 겨냥한 전략이다.

 

투썸플레이스는 한발 더 나아가 인기 식품 브랜드와 손잡고 델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투썸은 삼양식품 불닭과 협업해 지난 1월 불닭 치즈 멜트 파니니를 선보인 데 이어 8월 불닭 콘치즈 파니니와 불닭 치킨 바게트 샌드위치를 출시했다. 지난 9일에는 협업 범위를 베이커리로 확대해 불닭 소스를 곁들이는 피자빵까지 내놨다.

 

실제 판매 실적도 따라오고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올해 1~8월 델리 전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 불닭 콘치즈 파니니가 출시된 8월 파니니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1% 뛰었다. 커피를 보조하던 푸드 메뉴가 자체적인 매출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저가 커피 시장에서도 먹거리 경쟁은 뜨겁다.

 

메가MGC커피는 지난달 이문정 셰프와 협업한 중식마녀 마라크림 새우토스트를 선보였다. 앞서 출시한 디저트 버터떡은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넘어섰다. 음료 가격 경쟁이 치열한 저가 커피 시장에서도 디저트와 베이커리가 새로운 메뉴 경쟁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음료에서도 단순 커피를 넘어 식재료와 건강 이미지를 강조한 메뉴가 늘고 있다.

 

상미당홀딩스 계열 웰니스 브랜드 잠바는 생아보카도를 활용한 스무디 3종을 내놨다. 아보 아몬드 무드와 아보 제주 말차, 아보 피스타치오 드림으로 아보카도에 아몬드와 제주 말차, 피스타치오를 각각 조합했다.

 

기존 아보카도 바나나와 아보카도 커피 판매가 꾸준히 늘자 관련 제품군을 확대한 것이다. 아보카도 음료를 만들고 남은 씨앗을 활용한 재배 체험 키트도 마련해 제품 판매를 체험형 마케팅으로 연결했다.

 

스타벅스 역시 제철 식재료를 앞세운 음료와 디저트로 먹거리 영역을 넓힌다. 오는 15일부터 국내산 무안 군고구마를 활용한 카스텔라 고구마 라떼를 출시하고 밤을 활용한 케이크도 함께 선보인다. 커피가 아닌 제철 식재료 자체를 메뉴의 핵심으로 내세운 것이다.

 

카페업계의 메뉴 확장은 결국 고객이 매장을 찾는 이유를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침에는 머핀과 커피, 점심에는 샐러드와 샌드위치, 오후에는 디저트, 겨울에는 붕어빵과 호떡을 고를 수 있도록 메뉴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특히 투썸의 델리 매출 증가와 메가MGC커피 버터떡의 판매량처럼 푸드 메뉴에서 실제 성과가 확인되면서 관련 경쟁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커피를 마시는 곳’이라는 경계가 흐려지고 카페가 한 끼 식사와 간식, 디저트까지 해결하는 외식 공간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