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신형 아이폰 홍보 게시물에 삼성전자가 직접 댓글을 남기며 경쟁사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제품 성능이나 사양을 비교하는 대신 짧은 문장 하나로 화제를 끌어내면서 삼성과 애플의 신제품 경쟁이 SNS로 번지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캐나다 공식 계정은 최근 애플과 블랙핑크 로제의 협업 게시물에 “If you needed a real phone you could have just asked us”라는 댓글을 남겼다.
우리말로 옮기면 ‘진짜 휴대전화가 필요했다면 우리에게 물어보지 그랬어’라는 의미다. 로제가 아이폰18 프로를 들고 촬영한 사진이 공개되자 삼성 측이 경쟁사 제품을 겨냥한 댓글을 남긴 것이다.
반응은 빠르게 확산됐다.
해당 댓글은 하루 만에 26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고, 답글도 약 2400개가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8만개 수준이었던 좋아요가 짧은 시간 안에 크게 늘면서 삼성의 댓글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됐다.
이번 대응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이 별도의 광고를 제작하지 않고 애플의 게시물에 직접 들어갔다는 점이다.
제품 가격이나 카메라 성능, 인공지능 기능을 비교하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경쟁사가 만든 화제성에 올라타 자사 브랜드를 노출했다. 짧은 댓글 하나로 별도 광고에 가까운 효과를 낸 셈이다.
삼성은 최근 애플 신제품 발표를 겨냥한 SNS 콘텐츠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삼성 캐나다는 애플의 첫 폴더블 제품 공개 직후 갤럭시 Z 폴드8 관련 영상을 올리며 ‘완전히 새롭지만 놀랍도록 익숙하다’는 취지의 문구를 붙였다. 삼성 모바일 미국 계정도 애플 발표 직후 폴더블 스마트폰을 겨냥한 게시물을 잇달아 공개했다.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진입하면서 삼성의 대응 수위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2019년 갤럭시 폴드를 내놓은 이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해왔다.
애플의 시장 진입은 삼성 입장에서 기존 영역에 글로벌 최대 경쟁자가 들어오는 것을 의미한다. 신제품 공개 전후로 SNS 신경전이 거세지는 이유다.
최근 스마트폰 마케팅은 제품 발표 행사와 TV 광고에서 SNS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들은 젊은 소비자층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을 통해 경쟁사 제품이나 광고에 즉각 반응하고 있다. 잘 만든 짧은 댓글이나 게시물 하나가 수십만건의 반응을 끌어내면서 별도 광고보다 높은 확산력을 보이기도 한다.
이번 삼성의 댓글도 같은 방식이다. 경쟁사의 게시물을 활용하면서 비용은 줄이고 노출은 극대화했다.
마케팅 업계에서는 이를 경쟁사의 관심도를 자사 브랜드로 끌어오는 일종의 ‘소셜 하이재킹’ 전략으로 본다. 상대가 만든 화제에 빠르게 개입해 자사 메시지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삼성과 애플의 경쟁도 이제 하드웨어 사양에만 머물지 않는다. 카메라와 배터리, 인공지능, 폴더블 같은 기술 경쟁과 함께 온라인에서 어떤 브랜드가 더 빠르고 재치 있게 소비자의 시선을 잡느냐도 중요해졌다.
애플은 아이폰18 프로 출시와 맞물려 유명 아티스트를 활용한 ‘Shot on iPhone’ 캠페인을 확대하고 있다. 신제품 카메라 성능을 음악과 영상 콘텐츠에 녹여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삼성은 경쟁사의 대규모 캠페인에 정면으로 맞광고를 내기보다 SNS에서 즉각 반응하며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아이폰18 프로 사진 한 장이 불붙인 신경전이 주목받는 이유다. 애플이 신제품 캠페인을 시작하자 삼성은 상대 게시물의 댓글 창에 직접 뛰어들었다. 스마트폰 업계의 승부가 제품과 광고를 넘어 SNS 공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