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금주 인사청문회 슈퍼위크에 들어가는 가운데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자진사퇴하면서 민주당은 일단 한시름을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0일 용 후보자의 '마이웨이' 선언 기자회견을 계기로 국민적 비토 여론이 확산해 국정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는데 스스로 거취를 정리함에 따라 '용혜인 리스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 사퇴 압박 주효…'龍 버티면 지지율 더 하락' 우려 속 김민석 직접 나서
용 후보자가 이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부터 민주당은 연일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메시지의 수위도 "국민의 목소리나 판단은 그 자체로 존중한다"(3일 김민석 대표),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중히 바라보겠다"(11일 박성준 수석대변인), "청년 세대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12일 조계원 대변인) 등으로 점점 높아졌다.
여당이 이처럼 용 후보자의 결단을 요구한 것은 '30대 청년 장관'이라는 파격과 상징성보다 공정의 관점에서 2030 세대의 반발이 생각보다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용 후보자가 위성정당에 참여해 비례대표 의원직을 두 차례나 지내고도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을 겸직하지 않은 관례를 저버리겠다고 한 것이 컸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이 같은 처세에 더해 배우자의 기본소득당 당직 '셀프 임명'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민주당도 더는 방어하기가 어려운 처지가 됐다.
결국 용 후보자를 그대로 안고 갔을 경우의 '실'이 '득'보다 크다는 계산이 끝난 상태에서 이번에도 김민석 대표가 움직였다.
김 대표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비례대표 겸직이 법 위반은 아니나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면이 있어 민심을 종합한 김 대표의 자진사퇴 권유를 제가 용 후보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때도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 후보자를 장관 후보로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 철회라는 부담감을 떠안기 전에 김 대표가 총대를 멘 것으로 분석된다.
◇ 용혜인과 다른 김승원…방어 총력전
용 후보자 문제를 해결한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선 더욱 확고한 방어 태세를 갖출 전망이다.
김민석 대표는 지난 11일 김 후보자에 대해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판단된다.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 여론도 높지만, 야권에서 제기하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은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결론이 나온 사건인 만큼 여론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김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데다 대가성 청탁을 입증할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낙마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서영교 의원과 여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1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로빙 의혹 수사 부서가 서울 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에서 반부패 수사 전담인 형사 5부로 바뀐 점을 근거로 '표적 수사' 공세를 폈다.
이들은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야당 탄압 수사가 명백히 확인됐다"며 "김 후보자에 대한 불법 표적 수사를 명확히 규명해 검찰권 남용과 정치공작 실상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중심으로 '오빠', '집들이' 등의 가십성 의혹만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이번 개각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것도 김 후보자 지키기에 여당이 총력을 기울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이 다음 달 2일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출범으로 시험대에 오르는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는 국정 운영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로 검찰개혁 입법을 주도한 강경파인 김 후보자를 형사사법 체계의 안정적 전환을 이뤄낼 적임자로 보고 있다.
다만 김 후보자도 '적합하지 않다(43%)'는 의견이 '적합하다(22%)보다 배 가까이 많은 상태(한국갤럽)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이 청문회에서 충분히 소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 절차가 진행될 경우 당청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6.7%, 응답률은 9.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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