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영장’ 체면 구긴 경찰…수사력 부족 도마 위

검찰 “일부 혐의 증거 보강 필요” 반려
법조계 “애초 사건 장기화가 문제
신병 확보 의지 있었는지 의문”
‘핑퐁’ 이어지다 불구속 송치 관측

경찰이 무소속 김병기 의원 수사 1년 만에 신청한 구속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보완 요구와 함께 돌아오면서 수사력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 애초에 신병확보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경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영장 재신청 여부를 판단한다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불구속 송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일부 혐의에 대한 증거 보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받아 관련 기록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록 검토 후 보완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영장 재신청 여부는 보완수사 이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병기 무소속 의원. 뉴시스

검찰은 지난 11일 경찰의 김 의원 구속영장 신청을 반려하면서 “피의자가 7회에 걸친 소환조사에 응한 점 및 피의자에 대한 최종 조사 이후 구속영장 신청까지 약 5개월 동안의 수사 경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마지막 조사 이후 김 의원이 증거인멸 등을 시도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부 혐의에 대해 증거 보강이 필요하다며 경찰에 보완수사도 요구했다.

 

김 의원이 진우산전에 유리한 의정활동을 해준 대가로 이 기업에 차남을 취업시켜 급여와 차남의 숭실대 등록금 총 67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더불어민주당(현 무소속)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1억원 수수를 묵인한 혐의, 국가정보원 선배였던 신라레저 고위 관계자에게 국정감사에서 유리한 질의를 한 혐의가 그 대상으로 알려졌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번 영장 신청 반려가 검경 간 신경전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도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경찰의 ‘수사력 부족’을 넘어 ‘의지의 문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병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면 김 의원 조사 당시 증거인멸 정황을 확인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일괄 처분’ 방침을 정해 사건을 장기화한 것부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준영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는 “혐의만 보면 법률적으로 어려운 사건이 아니다”라며 “수사를 종결하고 나서 영장을 늦게 신청한 게 (영장 반려나 기각을 위한) 어떤 구실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너무 오랫동안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진행했는데, 지금 와서 뒤늦게 구속할 만한 사유가 없어 보인다”며 “이번 구속영장 신청도 ‘면피성 영장 신청’ 같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검찰이 하지 말라고 하네’ 하면서 그냥 송치하려는 것”이라고 평했다. 

 

결국 방시혁 하이브 의장 수사처럼 검경 간 ‘핑퐁’이 이어지다 경찰이 불구속 상태로 송치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경찰은 올 4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이 모두 반려해 결국 이달 초 불구속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