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용혜인 사퇴로 부담 덜었지만 지명 전 검증 시스템 허점 비판도 청문 정국서 문제 제기 가능성 커 조희대와 사법부 인선 마찰도 숙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자진 사퇴하면서 청와대의 인사 검증 부담이 한층 커졌다. 용 후보자는 이재명정부 장관 후보자 가운데 처음으로 인사청문회 전에 낙마한 사례가 됐다. 지명 뒤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과 배우자 당직·급여 등 각종 논란이 잇따른 끝에 청문회에도 오르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후보자 지명 전 사전 검증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명 철회 대신 용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당장의 부담은 덜었지만, 2주간 이어진 논란은 2기 개각 전반의 인사 검증 문제를 남겼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용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국정과 민생에 미칠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를 위해 검증과 인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인사 문제는 최근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부담 요인으로 부각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1일 발표한 결과 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8%로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떨어져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이유 가운데 ‘인사’는 16%로 두 번째로 높았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9.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청와대는 그동안 용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데다 용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 소속도 아닌 만큼 여권이 공개적으로 거취를 압박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결국 악화한 여론을 감안한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자진 사퇴를 권유했고 용 후보자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청문회 전에 논란을 정리했다. 청와대는 국회에 인사청문요청 철회 공문을 보내고 원민경 현 장관 체제를 유지할지, 새 후보자를 다시 지명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용 후보자의 낙마는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의원직 겸직 문제는 지명 당시부터 예상됐고 이후 배우자와 기본소득당 운영을 둘러싼 의혹까지 잇따랐다.
통합정치를 내세운 인선 구상에도 상처가 남았다. 이 대통령은 집권 초 보수·중도 인사를 기용한 데 이어 2기 개각에서는 기본소득당 등 진보·개혁 진영으로 인선의 폭을 넓혔다. 용 후보자 기용은 민주진보 진영의 전통적 우군까지 아우르겠다는 인사 기조를 보여주는 상징적 카드였다. 첫 1990년대생 장관 후보자이자 소수정당 소속 현역 의원이라는 상징성도 있었지만 각종 논란 끝에 낙마하면서 파격 발탁의 효과보다 검증 논란이 더 크게 남았다. 앞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이석연 전 국민통합위원장 등 외부 인사 기용 과정에서도 논란이 이어졌던 만큼 향후 통합 인선의 검증 기준을 어떻게 높일지도 과제가 됐다.
대법관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조희대 대법원장과의 마찰도 청와대가 동시에 풀어야 할 현안이다. 용 후보자 낙마로 인사 문제가 다시 부각된 상황에서 사법부 인선을 둘러싼 갈등까지 겹친 셈이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 재제청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