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박보겸(28·삼천리)은 첫해부터 ‘지옥의 시드전’으로 밀려야 했다. 880만원이 부족해 상금랭킹 61위를 기록, 60위까지 주어지는 정규투어 직행 티켓을 놓쳤기 때문이다. 어렵게 시드전에 살아남았지만 2022년에도 상금 66위에 그치고 시드전마저 33위를 기록해 풀시드를 잃어버렸다.
다시 2부 드림투어를 전전하며 ‘눈물 젖은 빵’을 먹던 그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2023년 5월 ‘조건부 시드’로 출전한 교촌 레이디스 오픈이 기상 악화로 2라운드 36홀로 축소됐는데, 박보겸은 최종라운드 16번 홀(파3)에서 짜릿한 홀인원을 작성하며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후 매년 1승씩을 신고하며 이름을 알린 박보겸이 이번에는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박보겸은 13일 경기 이천의 블랙스톤 골프클럽 이천(파72)에서 열린 KB금융 골든라이프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적어낸 박보겸은 방신실(22·KB금융그룹) 등 공동 2위 그룹을 한타차로 따돌리고 통산 4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2억7000만원.
선두에 한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박보겸은 1번 홀과 3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지만 5번 홀과 7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타수를 다시 까먹었다. 8번 홀(파4)에 결정적인 버디를 잡은 박보겸은 후반 홀에서 타수를 잃지 않은 안정적인 파 세이브 행진을 이어갔고 결국 우승을 지켜냈다.
박보겸은 경기 뒤 “올 시즌을 시작할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아 1년에 한 번씩 우승하고 있지만 ‘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주변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침착하게 잘 기다렸다. 매년 1승씩 하고 있는데, 올해는 꼭 다승을 하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1∼4라운드 모두 힘든 경기였다. 마지막 날에는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았다. 블랙스톤 골프클럽은 너무 잘하려고 하면 실수가 나오는 곳이다. 버디 퍼트를 쉽게 할 수 있는 곳에 볼을 놓자고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시즌 5승을 노린 서교림(20·삼천리)은 5위(3언더파 285타)에 올랐다. 우승은 놓쳤지만 시즌 상금을 13억8176만원으로 늘려 김민솔(20·두산건설·13억7502만원)을 끌어내리고 다시 상금 1위로 올라섰다. 대상포인트 44점을 추가한 서교림(563점)은 2위 김민솔(435점)과 격차를 127점으로 벌려 1위 굳히기에 나섰다. 김민솔은 공동 47위(9오버파 297타)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