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유 가격이 급등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방인 우크라이나에 다른 목표물이 많으니 러시아 경유 시설을 공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의 화살을 자신이 시작한 중동전쟁이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돌리는 모양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방문 중 취재진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최근 통화한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을 받자 대뜸 “젤렌스키는 한 가지를 해야 한다. 러시아의 경유 시설을 공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문제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목표물이 많이 있으니 디젤 연료는 타격하지 말라”며 “그것은 전 세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인해 경유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며 “(경유 부족은) 중동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젤렌스키가 디젤 연료 시설을 공격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러시아의 디젤 관련 기반 시설을 파괴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미국에서 서민 물가와 직결된 디젤유 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며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난이 심화한 데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경유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의 정유시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이 경유가 급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우크라이나는 4년 반을 넘긴 전쟁에서 에너지 시설이 러시아의 자금줄 역할을 한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양국 국경에서 수백, 수천 ㎞ 떨어진 본토 깊숙한 곳에 있는 정유공장 등 러시아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집중 타격하고 있다.
앞서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물가 상승은 주로 에너지 부문이 주도했다. 8월 에너지 지수는 전월 대비 2.1%, 전년 대비 16.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3.9%, 전년 대비로는 27.4% 상승하며 전체 CPI 월간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견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