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다면 당장 버리세요…인형뽑기 경품 10개 중 6개서 ‘유해물질’

소비자원, 무인 인형뽑기점 실태조사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유통되는 인형과 키링 등 경품 10개 중 6개에서 어린이제품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품은 제조사와 안전 인증 관련 정보조차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제공

한국소비자원은 무인 인형뽑기점 16개 업체와 유통 제품 20종을 대상으로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최근 인형뽑기점은 남녀노소가 찾는 놀이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청소년게임제공업소 인허가 건수는 2024년 885건에서 2025년 1823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5월까지 584건이 새로 인허가를 받았다.

 

문제는 이용자 가운데 만 13세 이하 어린이도 적지 않지만 경품의 안전관리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제품 20종 가운데 12종(60.0%)에서 어린이제품 공통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다. 또 20종 모두 안전 인증마크와 사용 가능 연령 등의 표시가 없었다.

 

특히 9종에서는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를 최대 347.5배 초과해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질로, 노출될 경우 어린이의 생식기능이나 성장 등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성 물질로 분류한 납은 8종에서, 카드뮴은 2종에서 각각 검출됐다. 기준치를 초과한 제품에서 납은 최대 2.7배, 카드뮴은 최대 1.23배까지 검출됐다.

 

제품의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조사 대상 20종 가운데 절반인 10종은 제조사 정보를 표시하지 않았다. 나머지 10종은 유명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으로 해당 캐릭터 브랜드 소유사의 명칭을 제조사로 표시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모조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모조품으로 의심되는 10종 가운데 8종에서 어린이제품 안전기준을 초과하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다. 정식 제조·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은 제품의 경우 별도의 안전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시설 안전관리도 미흡했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소화기를 비치해야 하는 16개 조사 대상 업체 가운데 4곳에는 소화기가 없었다. 2곳은 바닥 타일이 전반적으로 깨져 있어 이용자가 넘어질 우려가 있었으며, 칼과 원예용 가위 등 위험한 물건이 방치된 사례도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와 개선 권고 내용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공유하고 미흡한 사항에 대한 현장 점검을 건의할 예정이다. 관계 부처에는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유통되는 경품과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및 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