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파업 예고…노조 요구 수용 시 요금 2200원까지 오를 수도

노조 임금 요구 반영 시 서울시 추가 부담 1조5000억원
서울시, 무료 셔틀버스 1500대 투입·지하철 하루 202회 증편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오는 16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모두 반영할 경우 서울시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시내버스 요금을 현행 1500원에서 2200원까지 올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총파업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4일 서울 시내 한 공영차고지에 버스가 세워져 있다. 뉴시스

14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서울시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 제시한 임금체계 개편안을 거부하고 통상임금 전면 반영과 올해 기본급 7.85%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15일까지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16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요구대로 통상임금을 전면 반영하면 버스기사 임금은 16.44% 인상된다. 이에 따른 서울시의 추가 재정부담은 1조214억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기본급 7.85% 인상에 따른 연간 1175억원, 상여금 등을 포함한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 수를 176시간으로 적용하는 데 따른 연간 2776억원 등이 추가로 발생한다. 관련 요구액을 합치면 5394억원 규모다.

 

통상임금 소급분까지 고려할 경우 서울시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매년 발생하는 임금 인상 관련 추가 부담만 5000억원을 웃돌아 서울시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추가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으로는 시내버스 요금 인상이나 지방채 등 차입이 거론된다. 특히 서울 시내버스 관련 누적 부채가 이미 1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추가 차입에 나설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시내버스 기사들 임금을 충당하기 위해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통상 시내버스 요금을 100원 인상하면 연간 약 1000억원의 추가 수입이 발생한다. 매년 발생하는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액 5000억원을 충당하려면 요금을 약 500원 올려야 한다. 여기에 통상임금 관련 판결에 따른 약 1조원의 추가 부담을 5년에 걸쳐 충당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2000억원, 요금으로는 약 200원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

 

결국 5년에 걸쳐 버스요금을 1500원에서 2200원으로 700원가량 올려야 추가 차입 없이 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부담을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 시내버스 요금은 그동안 꾸준히 인상돼왔다. 원 단위로 통일된 1965년 시내버스 요금은 8원에서 시작해 1970년대 15~80원, 1980년대 200원 미만 수준을 유지했다.

 

1992년 처음 200원을 넘어선 이후 300원대와 400원대를 거쳐 1998년 500원, 2000년 600원으로 올랐다. 교통카드 도입 이후에는 2003년 650원, 2004년 800원, 2007년 900원, 2012년 1050원, 2015년 1200원으로 인상됐으며 2023년에는 현재의 1500원이 됐다.

 

다만 서울시는 현재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물가 상승 우려를 이유로 공공요금 동결을 요청한 상황인 만큼 우선 노조와의 협상을 통해 추가 재정부담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 들어 두 번째 시내버스 파업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

 

서울시는 지난 1월 파업 당시 700여대를 투입했던 무료 셔틀버스(전세버스)를 이번에는 최대 1500대까지 확대 운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200여대는 주요 간선도로에 투입해 자치구 간 이동을 지원한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간선노선 셔틀버스 투입을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25개 자치구도 주요 거점과 주거지에서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최대 1300대 규모로 운행한다. 서울시는 강남대로·통일로·도봉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도 무료 셔틀버스 10개 노선, 200여대를 추가 투입한다.

 

지하철 운행도 확대한다. 출퇴근 시간대 혼잡을 줄이기 위해 하루 총 202회 증편 운행하고, 막차 시간도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한다. 출퇴근 시간대 운행은 평소보다 2시간씩, 하루 총 4시간 확대한다.

 

서울시는 연초 파업 당시에도 혼잡 시간대와 막차 시간을 각각 1시간씩 연장했지만, 이번에는 운행 확대 폭을 더 늘려 시민들의 출퇴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