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큰 상태에서 고장이 난 것 같아요. 머리가 하얘져 아무것도 하지 못했죠. 현장에 계신 선배님들과 제작진께 죄송했고, 보시는 분들께 불편함을 드린 부분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MBC 드라마 ‘유부녀 킬러’에서 권태성 역을 맡은 배우 정준원(사진)은 1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종영 인터뷰에서 지난 8월 방송된 과거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출연 당시 불거진 태도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작품 홍보를 위해 출연했지만, 즉흥적으로 진행되는 예능에 익숙하지 않아 지나치게 긴장해 결과적으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당시 그는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거나 어색한 반응을 보였다. “몇 살이야”라는 대사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 챌린지에서도 눈을 질끈 감은 채 말을 하지 않는 모습에 일부 시청자들은 “성의가 없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정준원은 “‘유부녀 킬러’를 홍보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놀면 뭐하니?’는 평소 즐겨 보던 프로그램이었고 유재석 선배님도 좋아해 팬의 마음으로 긴장을 많이 했다”며 “그날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초긴장 상태였다. 집에 돌아온 뒤에도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예전에 출연한 예능은 일대일로 대화하거나 여행을 가서 오랜 시간 촬영하는 방식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긴장이 풀리곤 했다”며 “이번에는 프로그램의 세계관 안에서 바로 반응해야 하는 즉흥성이 컸다. 내가 그 부분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는 경험이 생긴 만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준원은 ‘유부녀 킬러’에서 가족을 향한 애정이 깊은 남편이자 아버지 권태성을 연기했다. 원작 웹툰 속 인물과 드라마 속 캐릭터 설정에 차이가 있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그는 원작의 외형적 설정보다 드라마가 구축한 권태성의 감정과 관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정준원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원작과 다른 설정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며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 다소 판타지처럼 느껴질 정도로 큰 사랑과 다정함을 지닌 인물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최대한 멋있는 남편과 아빠로 보이려 했다”고 밝혔다.
드라마 초반 권태성의 행동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온 데 대해서도 정준원은 시청자 반응을 꾸준히 살폈다고 했다. 그는 “유튜브 클립을 보며 시청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했다”며 “초반에는 좋지 않은 반응도 있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보며 감사했고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인 만큼 ‘연기를 잘 소화했다’는 반응이 가장 뿌듯하고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정준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책임감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일을 겪었고, 배우로서 헤쳐 나가야 할 숙제를 많이 받았다”며 “다음 기회가 온다면 작품 안에서 연기로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