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나의 청년기와 부모의 청년기’를 비교하는 밈이 자주 등장한다. 20대에 취업·결혼·출산을 경험한 부모 세대와 30대에도 교육·훈련·구직과 자립 준비를 이어가는 자신의 현실을 대비하는 내용이다. 댓글에는 부모 세대가 같은 나이에 여러 생애 과업을 감당한 데 새삼 감사한다는 반응과 자신의 늦어진 자립이 ‘웃프다’는 반응이 함께 달린다.
이는 오늘의 청년이 특이해서도, 과거 세대가 더 강인해서도 아니다. 청년을 둘러싼 교육·노동·주거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오늘의 청년은 고도화된 산업과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과거보다 긴 교육과 추가 훈련, 높은 경쟁을 감당해야 한다. 성인기 이행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가 됐다. 청년의 선택지와 자립 시점은 가정의 경제적 지원 능력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 이제 국가의 재정정책은 청년기의 격차를 줄이고 안정적 자립을 뒷받침해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투자 추진전략’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려는 정책 방향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출발이다. 이번 전략은 일자리·창업의 성장·이동 사다리 복원, 교육·주거·자산의 출발선 격차 완화, 삶의 질 제고를 세 축으로 제시한다. 2027년 정부안의 청년 관련 재정투자는 43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53.5% 늘었다. 문제는 이 지원이 생애주기 어느 지점에서 끊기고, 누구에게 더 두텁게 닿느냐다. 생애 단계를 나누는 일이 정책의 틀을 짜는 체계라면, 청년의 조건에 따라 지원 수준을 달리하는 것이 맞춤이다. 같은 청년이라도 첫 일자리 진입기, 불안정 노동 반복기, 지역 정착기, 고립·은둔의 위기에 놓인 청년은 필요한 지원의 내용과 강도가 다르다. 이번 추진 전략은 보편적 지원의 기반을 넓히면서도 취약한 청년에게 더 두텁게 지원하려는 방향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재정 설계가 어디에서 누수되지는 않는지, 역진성이 나타나지는 않는지, 청년이 아닌 기업이나 지자체에만 도움이 되는 사업이 아닌지 성과를 지켜보고 보완해 나가는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