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이 선보이는 '고전발레의 교과서'…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고전발레의 교과서로 여겨지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유니버설발레단이 선보인다.

 

1890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샤를 페로의 동화에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가 결합해서 초연된 이 작품은 발레단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고전발레다. 주역 한 쌍의 기량만이 아니라 방대한 무대장치와 의상, 대규모 출연진, 고난도 테크닉이 한꺼번에 요구된다. 프롤로그의 다섯 요정 바리에이션부터 3막 캐릭터 춤까지 솔리스트 전원이 차례로 시험대에 오른다. 자주 관객을 만나는 ‘백조의 호수’나 ‘호두까기인형’과 달리 드문드문 공연되는 이유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유니버설발레단은 콘스탄틴 세르게예프의 안무를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당시 예술감독이 재구성하고 나탈리아 스피치나의 연출을 더한 무대다. 1994년 창단 10주년에 맞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국내 초연했다. 당시 무대의 시몬 파스투크와 의상의 갈리나 솔로비예바 등 마린스키발레단 제작진이 직접 내한해 제작에 참여했다. 마린스키 버전으로 이 작품을 선보이는 유일한 무대다. 

 

발레 애호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면은 1막의 '로즈 아다지오'. 오로라 공주는 한쪽 다리를 뒤로 올린 에티튜드 자세를 유지한 채 청혼하러 온 네 왕자의 손을 차례로 바꿔 잡으며 제자리에서 천천히 회전한다. 남성 무용수 넷이 곁에 서 있지만 중심을 잡는 것은 오로라 혼자 몫이다. 이어 초대받지 못한 분노로 저주를 퍼붓는 악의 요정 카라보스, 100년의 잠을 깨우는 2막의 키스 장면, '파랑새와 플로리나 공주'·'장화 신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빨간 두건 소녀와 늑대'가 차례로 등장하는 3막 결혼식, 그리고 그랑 파드되로 이어진다.

 

카라보스는 이번에도 남성 무용수가 맡는다. 원작은 공연시간이 4시간에 이르지만 발레단은 이야기 흐름을 유지하면서 2시간 35분(인터미션 2회 포함)으로 압축했다. 주역은 10월 2일 이유림·콘스탄틴 노보셀로프, 3일 낮 공연 전여진·이승민, 3일 저녁 공연 홍향기·이현준, 4일 서혜원·드미트리 디아츠코프다. 이 가운데 서혜원과 전여진이 '오로라 공주'로, 이승민이 '데지레 왕자'로 데뷔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발레단 간판인 홍향기와 이현준은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왔지만 오로라와 데지레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이현준은 이번 공연에서 '데지레 왕자'와 '카라보스'를 함께 맡아 극과 극의 두 인물을 오간다. 2024년 경주와 대구, 한강노들섬클래식에서 세 차례 호흡을 맞춘 이유림·노보셀로프는 정기공연에서 처음 만난다. 올해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이유림에게도 정기공연 오로라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혜원·디아츠코프는 지난해 '지젤' 이후 1년 만의 재회다. 올해 솔리스트로 승급한 전여진과 지난해 '호두까기인형'에 이어 올해 '백조의 호수' 지그프리드 왕자로 주역을 넓혀온 이승민은 나란히 전막 주역 데뷔에 나선다.

 

문훈숙 단장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러시아 황실발레의 최정점을 이룬 작품으로 클래식 발레의 우아함과 화려함, 그리고 정교한 테크닉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대작”이라며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깊이와 섬세함을 지닌 베테랑 주역과 패기 넘치는 새로운 주역들이 조화를 이루며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경arte필하모닉이 전 회차 연주를 맡고 지중배가 지휘한다. 춘천(9월 18~19일)을 시작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10월 2∼4일)에 이어 대구(10월 9~10일)·안동(10월 16~17일)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