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저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12일(현지시간) 폐막된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거머쥔 이창동 감독의 수상 소감이다. 한국 영화가 이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을 받은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14년 만이자, 심사위원대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은 부유한 남편(조인성 분)을 둔 다큐멘터리 감독(조여정)이 작품 제작을 위해 해고 노동자 부부(설경구-전도연)를 만나 타인의 고통을 재현하고 소비하는 행위의 윤리를 묻는다. 심사위원인 홍콩 영화의 거장 두치펑 감독은 “영화에 담긴 모든 디테일을 좋아한다. 나라면 이런 영화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상찬했다. 이 감독은 오래전인 2002년 영화 ‘오아시스’로 베네치아영화제 감독상과 함께 문소리에게 신인배우상을 안긴 이래, 2007년 ‘밀양’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전도연) 및 2010년 ‘시’로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에 이어 이번에 다시 심사위원대상까지 받으며 한국 영화계의 거장임을 세계에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