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09-14 22:21:02
기사수정 2026-09-14 22:21:02
협상 중 물 건네주는 척하며 제압…경찰관 1명 손 베이는 상처
인터넷 방송 진행자(BJ)인 20대 여성의 목에 흉기를 겨누고 출동 경찰과 대치하던 끝에 제압당한 20대 매니저가 구속됐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특수상해·특수감금·살인예비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A씨는 지난 12일 오후 5시 30분께 안산시 상록구의 식당에서 모 인터넷 방송 BJ인 B씨의 목에 흉기를 겨누고 출동 경찰관과 대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오후 5시 21분과 26분 두 차례에 걸쳐 "남자가 여자를 때린다"는 등의 목격자 신고를 받았다.
경찰은 신고 접수 과정에서 흉기 소지 사건인 사실을 파악한 데다 여성 비명까지 들리자 '코드 제로'(CODE 0·매뉴얼 중 위급사항 최고 단계)를 발령, 30여 명의 경찰관을 투입했다. 동시에 경찰특공대 동원을 요청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오후 5시 33분께 A씨는 한 손으로는 B씨의 목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흉기를 든 상태로 아무도 없는 식당 안에 서 있었다.
대치를 시작한 경찰은 여러 차례에 걸쳐 흉기를 버리라고 명령했으나, A씨는 응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가 목에 겨눈 흉기에 찰과상을 입었으며, 그가 다리 부위에 뿌린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A씨에게 마실 물을 건네는 척하면서 제압에 들어가 17분 만인 오후 5시 50분께 체포에 성공했다.
안산상록서 상황관리관 박모 경정은 "목이 마르지 않냐"고 물었고, A씨가 "그렇다"고 답하자 물통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제압에 들어갔다.
A씨가 물통을 받기 위해 오른손에 쥐고 있던 흉기를 왼손으로 옮기는 찰나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박 경정은 자신의 왼손으로 A씨의 오른손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왼손에 들려 있던 흉기를 쳐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함께 있던 다른 경찰관들이 A씨를 향해 테이저건 2발을 발사해 체포를 도왔다.
결국 큰 피해 없이 검거 작전을 마무리했으나, 직접 몸싸움을 벌였던 박 경정은 A씨의 흉기에 의해 오른손 손바닥에 4㎝가량의 베이는 상처를 입고 3바늘을 꿰맸다. 이 외 다른 부상자는 없었다.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 A씨는 B씨 방송에서 채팅창 관리 역할을 하는 매니저로 활동하다가 최근 B씨와 사이가 틀어져 일을 그만둔 뒤 갈등이 고조되자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구속한 A씨를 상대로 보강 조사를 벌여 보복범죄 및 살인미수죄로 의율할 수 있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A씨가 흉기를 소지한 채 B씨를 붙들고 대치하기는 했으나, B씨를 담보로 삼은 상태에서 부당한 요구를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형법상 '인질' 혐의는 적용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인질강요죄나 인질강도죄 등은 모두 인질을 앞세워 상대에게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재산상 이익 등을 요구할 때 성립한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해 구속 상태에서 계속 조사해 나갈 수 있게 됐다"며 "주말에 서장의 직무를 대리하는 상황관리관으로서 현장 책임을 맡은 박 경정이 솔선수범해 사건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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