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주도 물린 SK하이닉스…29% 내렸는데 본전엔 41% 뛰어야 하는 이유 [숫자 뒤의 진실]

SK하이닉스 14일 169만7000원 마감…평단 239만원 회복 40.8% 상승 필요
29.0% 하락 뒤 같은 비율 올라도 219만원 불과…손익분기 계산법 따져야
두달새 증권사 목표주가 148만~470만원…HBM 수익성·공급 전망 엇갈려

주가가 29% 떨어졌다면 다시 29% 오르면 원금이 회복될까. 그렇지 않다. 하락률과 원금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은 계산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주가가 14일 169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평균 매입단가가 239만원이라면 손실률은 29.0%지만 원금 회복을 위해서는 현재 주가에서 40.8% 올라야 한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주가를 예로 들면 차이는 더 분명해진다. 평균 매입단가가 239만원인 투자자가 14일 종가 169만7000원까지 주가 하락을 겪었다면 단순 손실률은 29.0%다. 하지만 다시 239만원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현재 주가에서 40.8% 상승해야 한다.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추가 매수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이른바 ‘물타기’는 손익분기점을 낮출 수 있다. 반대로 투자금과 보유 주식이 늘어나는 만큼 추가 하락 때 손실액도 더 커질 수 있다.

 

◆29% 손실인데 원금 회복엔 40.8% 필요

 

평균 매입단가 239만원과 14일 종가 169만7000원의 차이는 주당 69만3000원이다. 손실률은 29.0%다. 69만3000원을 매입가 239만원으로 나눈 값이다.

 

반면 원금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은 40.8%다. 현재 주가 169만7000원에서 69만3000원이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29.0% 떨어진 뒤 다시 29.0% 오른다고 해서 원금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169만7000원이 29% 오르면 약 218만9000원에 그친다. 여전히 평단 239만원보다 약 20만원 낮다.

 

최근 평균 매입단가 239만원이 공개된 사례도 있다. 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는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SK하이닉스를 280만원대부터 매수한 뒤 하락 때 추가 매수해 평균 매입단가를 239만원까지 낮췄다고 밝혔다.

 

영상 촬영일인 지난달 26일 당시 계좌 수익률은 -27.89%였다. 정확한 보유 수량과 총투자금, 이후 추가 매매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손실률 29.0%는 평단 239만원이 그대로 유지됐다고 가정한 단순 계산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185만3000원까지 올랐지만 11일 181만2000원으로 밀렸다. 14일에는 미국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과 AI 투자 속도조절 우려 등이 겹치면서 전 거래일보다 6.35% 떨어진 169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물타기로 평단 낮춰도 투자금은 늘어난다

 

물타기는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대표적인 투자 방식이다. 하지만 평단이 내려가는 만큼 추가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SK하이닉스 1주를 280만원에 매수한 뒤 주가가 150만원까지 떨어졌을 때 1주를 추가로 산다고 가정해보자. 평균 매입단가는 215만원으로 내려간다. 대신 총투자금은 280만원에서 430만원으로 늘어난다.

 

추가 매수 직후 손실액은 130만원으로 기존과 같다. 새로 산 주식에는 아직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후 추가 하락이다.

 

주가가 135만원으로 10% 더 떨어지면 2주의 평가액은 270만원으로 줄고 손실액은 160만원으로 커진다. 추가 매수하지 않고 1주만 보유했다면 같은 가격에서 손실액은 145만원이다.

 

반대로 주가가 반등하면 낮아진 평단 덕분에 손익분기점까지 필요한 상승 폭은 줄어든다. 물타기의 효과를 평단 하락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추가 투자금과 이후 주가 흐름까지 함께 봐야 한다.

 

◆목표주가 148만~470만원…증권가 전망도 큰 차이

 

SK하이닉스의 향후 주가를 둘러싼 증권사 전망도 크게 엇갈린다. 최근 두 달간 주요 보고서에서 제시된 목표주가는 148만원에서 470만원까지 벌어져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7일 목표주가를 280만원에서 310만원으로 높였다. GPU뿐 아니라 빅테크의 자체 주문형반도체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적용이 확대되면서 수요처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DB증권도 같은 날 목표주가를 200만원에서 230만원으로 상향했다. 3분기부터 HBM4 출하가 본격화하고 내년 HBM4 판가 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반면 LS증권은 지난달 31일 목표주가를 33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27.3% 낮췄다. HBM 수요 감소보다는 경쟁 심화로 내년 HBM 사업에서 기대했던 초과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을 반영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최근 두 달 주요 보고서 가운데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7월30일 제시한 470만원이다. 3분기 D램 가격 상승과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목표주가를 185만원에서 148만원으로 낮췄다. 메모리 업체들의 설비투자 확대가 향후 공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반영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평균 매입단가 239만원에서 169만7000원으로 29.0% 하락한 반면, 다시 239만원까지 회복하려면 현재 주가에서 40.8% 상승해야 한다는 점을 나타낸 이미지. ChatGPT 생성 이미지

평단 239만원을 기준으로 보면 전망은 극명하게 갈린다.

 

DB증권 목표주가 230만원은 평단보다 낮고 LS증권의 240만원은 비슷한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전망대로라면 평단을 웃돌지만, BNK투자증권 전망대로라면 평단과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

 

목표주가는 각 증권사가 미래 실적과 시장 상황, 기업가치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산출한 전망치다. 실제 주가가 해당 가격에 도달한다는 보장은 없다. 같은 종목의 목표주가가 세 배 넘게 벌어진 것도 HBM 수익성과 D램 가격, 메모리 공급 확대, 밸류에이션에 대한 판단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손실률 자체보다 원금 회복에 필요한 상승 폭이다. 239만원에서 169만7000원으로 내려온 주가는 29.0% 하락했지만, 다시 같은 가격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수준에서 40.8% 올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