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입원실에서 말다툼 도중 상대방에게 “인간쓰레기네”라고 폭언했더라도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가 아니라면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은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겸 기자 노모(67)씨에게 지난달 12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 중 모욕 혐의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노씨는 2023년 10월6일 입원해 있던 한 의원 병실에서 함께 입원한 피해자 20대 여성 A씨와 병실 내 소등 및 공용 전화기 전원 플러그 사용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피해자가 누워서 휴대전화를 볼 때 눈이 부시다는 이유로 병실 전등을 끄고 개인 휴대전화를 충전하기 위해 공용 전화기 플러그를 뽑자 이에 항의하던 중 다툼이 시작됐다. 노씨는 피해자가 자신의 지적을 수긍하지 않자 다른 환자들이 듣는 가운데 피해자에게 “인간쓰레기네”라고 말해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노씨는 이와 별도로 2021년 서울구치소 인근 도로에 경찰관과 교도관이 뇌물을 받고 수감자에게 불법 영업을 허용했다는 허위사실이 담긴 현수막을 게시해 공무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1심은 노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2심 역시 유죄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양형부당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이 사건 발언은 피해자의 행동에 대응해 이에 대한 불만이나 분노 감정을 거칠게 나타내면서 한 단발적이거나 즉흥적·충동적 발언에 해당한다”며 “피해자의 주관적 감정을 상하게 하는 등 명예감정을 침해할 만한 표현으로 보일 뿐,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 판단에는 형법상 ‘모욕’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모욕 부분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