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니까, 건강 챙기려고…추석 술자리도 ‘무알코올·저도수’ 대세 [트렌드]

술 대신 무알코올, 부담 낮춘 저도수 찾는 소비자 늘어

명절날 가족들이 둘러앉아 자연스럽게 술잔을 권하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무알코올·논알코올 제품의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술자리 문화도 간소화되는 모습이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1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술을 마시는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2023년 9.0일에서 2025년 8.8일로 줄었다. 술을 마시는 날의 하루 평균 음주량도 같은 기간 6.7잔에서 6.6잔으로 감소했다.

 

무알코올 제품 소비도 증가세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논알코올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했다. 전체 주류 매출에서 논알코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6%에서 올해 상반기 13%로 확대됐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대체재를 넘어 개인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일상적인 음료로 소비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주류업계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무알코올 제품을 앞세워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테라 제로 0.000’.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음료는 ‘테라 제로 0.000’을 통해 기존 맥주의 음용 시간과 장소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 김원훈과 함께 선보인 광고에서는 월요일 아침, 템플스테이, 예비군 훈련 등 일반적으로 맥주를 마시기 어려운 상황에 제품을 등장시키며 “왜, 안 돼?”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테라 제로 0.000’은 알코올 0.000%의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다. 호주산 청정 맥아 농축액과 탄산감을 활용해 맥주 특유의 풍미와 청량감을 강조했다.

 

오비맥주 역시 논알코올 제품인 ‘카스 제로’를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카스는 지난 3일 발표된 ‘2026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맥주 부문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카스 제로는 논알코올 맥주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 올해 리뉴얼을 통해 ‘스마트 제로 공법’을 적용해 알코올 함량 0.00%를 구현하면서 맥주 본연의 풍미와 청량감을 강화했다.

 

무알코올 음료의 범위도 맥주에서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달 영국 프리미엄 무알코올 스파클링 티 브랜드 ‘사이초(Saicho)’를 국내에 선보였다. 샴페인과 와인을 대체할 수 있는 프리미엄 음료를 표방하는 제품으로, 다즐링·자스민·호지차 등 3종으로 구성됐다. 고급 찻잎을 저온에서 천천히 우려낸 뒤 탄산을 더해 차 특유의 풍미와 청량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사이초는 영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호텔과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다이닝 페어링 음료로 판매되고 있다. 국순당 측은 건강을 중시하면서도 맛과 분위기를 포기하지 않는 ‘소버 큐리어스’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무알코올 음료가 식사와 모임에서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했다. 

 

저도주를 찾는 수요가 막걸리 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배상면주가는 지난 6월 쌀로 빚은 생막걸리 중 최저 도수인 4.5도 제품 ‘원별’을 출시했다.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AI를 활용한 소비자 데이터 분석으로 레시피를 설계했으며, 출시 이후 저도주를 선호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명절 술자리에서도 ‘술을 권하는 문화’보다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무알코올 제품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친지와 함께하는 자리에서도 운전이나 건강 관리 등을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 식사와 대화의 분위기를 함께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