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한 아파트에서 80대 조부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손녀에게 검찰이 중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15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최경서) 심리로 열린 노모(24)씨의 존속살해 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노씨는 지난 5월 18일 오전 11시 50분께 동대문구 답십리동 자택에서 80대 할아버지를 과도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부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노씨는 범행 이후 직접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에 나섰고, 이후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 조사 등에 따르면 노씨는 평소 조부와 관계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범행 당일 말다툼하던 중 격분해 과도로 피해자 어깨 부위를 찔렀다.
이날 노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을 살인이 아닌 특수한 가정환경과 오랜 갈등에서 비롯된 우발적 상해치사로 판단해 달라”며 “노씨는 어릴 적 어머니가 사망한 뒤 조부모 밑에서 성장하며 폭언과 폭행에 노출됐다. 대학 진학 후 조부모와 함께 생활하며 이 상황이 이어졌지만, 노씨는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또 “사건 당일 노씨는 피해자에게 겁을 줘 폭력을 멈추려던 생각이었을 뿐이다. 피해자를 찌른 직후 신고 및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순간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 것에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 것을 다짐하고 있다”고 변론했다.
노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그러면 절대 안 됐다. 어떤 일을 당했든 인간으로서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며 범행 사실에 대해 “역겹고 고통스럽다. (할아버지의 행동을) 참거나 자리를 피했어야 했다. 살갑게 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노씨는 “개인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죄를 지어서 죄송하다. 죽을 때까지 속죄하고 또 속죄하겠다”며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노씨에 대한 선고는 내달 23일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