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나보다 낫네”…주식 1억 이상 미성년자, 1년 만에 ‘2배’

2024년 2800명→2025년 5400명
주식 보유자 줄었지만 평가액은 급증
반도체 대형주·미국 지수 추종 ETF 매수

주식 보유액이 1억원이 넘는 미성년자가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미성년 주주는 감소하는 가운데 증시 호황에 고액 보유층의 자산은 빠르게 불어나며 부의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장주식을 1억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는 5400명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 2800명보다 92.9% 증가했다.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보유자도 4400명에서 1만명으로 127.3% 늘었다.

 

강원 한 초등학교에서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전체 미성년 주식 보유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말 77만3400명에서 지난해 말 76만9600명으로 소폭 줄었다. 2021년 65만6300명에서 2022년 75만3300명, 2023년 76만1700명으로 꾸준히 늘다 지난해 증가세가 다소 꺾인 흐름을 보였다.

 

전체 주식 보유자는 줄었지만, 이들이 가진 주식 평가액은 크게 불었다. 2024년 4조6501억원에서 지난해 7조3113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10세 미만의 경우 주식 보유자가 25만4700명에서 23만2100명으로 2만명 넘게 줄었지만, 보유금액은 1조2488억원에서 1조8355억원으로 47.0%나 늘었다. 지난해 말 증시가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평가액이 크게 불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미성년 투자자들은 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주와 미국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한 대형 증권사가 이달 10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성년자 계좌의 순매수 상위 3개 종목은 삼성전자(515억원), SK하이닉스(349억원), 현대차(109억원)였다. ETF는 ‘TIGER 미국S&P500’(250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139억원), ‘KODEX 미국S&P500’(102억원) 등 순이었다.

 

박 의원은 “미성년자 주식 보유액이 7조원을 넘어섰다는 것은 이제 주식투자가 성인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투자 저변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과 별개로 부모의 자산이 자녀 명의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편법 증여나 자금출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