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만 국토연 원장 “수도권에 집 마구 지으면 지방에 ‘서울 와서 살라’는 것”

취임 2개월 만에 첫 기자간담회
“최우선 정책은 국토균형발전”

임재만 국토연구원장이 15일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만으로는 주거시장 안정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국토균형발전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 자원과 자본이 집중되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주택 공급만 늘려서는 몰려드는 수요를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 원장은 이날 세종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 오찬간담회에서 “수도권에 집이 부족하다고 해서 주택을 마구 지으면 지방 사람들한테 서울 와서 살라는 것 아니냐”라며 “이렇게 모순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우선 정책이 무엇이냐에 따라 해결책이 달라질 것”이라며 “최우선은 국토균형발전”이라고 강조했다.

임 원장이 15일 세종 한 음식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토부 기자단 제공

◆‘주거 기본권 특별연구단’ 구성…주거안정 개념은

 

그는 특히 수도권 주택 공급 정책과 균형발전 정책이 서로 충돌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임 원장은 “자원과 자본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주택을 수도권에 많이 지어도 몰려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교육에서도 경쟁이 치열한데 교육 문제 때문에 대치동에 말도 안 되는 전세를 감당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학원가가 몰린 곳에는 가격이 비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개혁하지 않으면 주거 안정은 어렵다고 봐서 거꾸로 국토균형발전을 얘기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원장은 취임 후 ‘주거 기본권 특별연구단’을 구성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주거 안정을 가격 안정으로 볼 것인지, 부담 가능성으로 볼 것인지, 점유의 안정으로 볼 것인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며 “이 세 가지가 저희 연구원에서 주거 안정이라고 가져야 할 개념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있는 동안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학문도 계속 발전하고 앞으로 정책 연구를 한다면 어떤 연구들이 더 필요한지를 정리하는 정도는 남은 임기 동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LH개혁위원장 사임하려 했지만…발표시점은 “미정”

 

임 원장은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위원회와 관련해서는 위원장직을 계속 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토연구원장 취임 이후 겸직에 따른 이해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그래서 내가 (위원장을) 사임하려고 했다”면서도 “추가로 논의한 게 없었고, 논의는 내가 원장으로 취임하기 전에 다 끝났다”고 말했다.

 

LH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크게 보면 사업방식 개선과 조직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임 원장은 “조직개편은 둘로 나눈다고 얘기가 나왔고, 사업방식은 중산층도 들어갈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는 것”이라며 “그간 택지를 팔아서 민간이 공급했다면 상당 부분 LH가 직접 지어서 분양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개혁안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언제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기본주택 설계자’ 부인…용산공원은 “협의 기다려”

 

자신이 ‘기본주택 설계자’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그런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 원장은 “외부에서 알려진 기본주택과 제가 2022년 대선 당시 만든 보고서의 내용은 사실 많이 다르다”며 “공공임대는 중산층용으로 생각하는데 기존 취약계층을 위한 것에 일부 유형이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롭게 얘기하는 것은 ‘보편형’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일부”라며 “모든 임대주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쿼터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공원 일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서울시의 협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임 원장은 “우리가 선도적으로 끌고 가고 있지 못한 이슈”라며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용산공원 일부에 주택을 공급하자고 했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협의가 안 되면서 스톱됐다가, 일부 가능한 지역만 하자는 얘기가 나와 그 정도는 타협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5차 계획 변경이 필요한데 그런 얘기가 끝나야 추후 계획에 따른 변경이 가능해서 기다리는 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