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40% 줄이고 주변 마을엔 연 300만원 ‘햇빛소득’

당국, 송전망 갈등 해소 방안 제시

신설·기존 철탑 통합해 최소화
주거지 구간 지중화 적극 검토
입지선정시 의견 수렴도 강화

정부가 송전망 주변에 ‘계통 햇빛소득마을’ 조성을 추진한다. 태양광 설치를 지원해 주민들이 이른바 햇빛소득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선로를 통합해 새로 늘어나는 송전탑도 최대 40% 줄이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전력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전력망을 적기에 확충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상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기후부에 따르면 송전망 주변 지역 마을에 계통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해 주민들의 소득 창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력망특별법에 따라 경과지역 지방정부에 지급되는 지원금 중 3분의 2를 마을 태양광 설치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현행법상 ㎞당 20억원이 경과지역 지방정부에 지원된다.

 

기후부는 이와 관련해 올해 안에 전력망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국가기간전력망 주변 지역은 많게는 세대별로 연간 300만원 수준 소득을 거두게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모든 송전망에 적용되는 건 아니다. 345㎸(킬로볼트) 이상 초고압 송·변전 설비 중 전력망특별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국가기간전력망으로 지정돼야 지원이 이뤄진다.

 

기후부는 신설 선로를 기존 선로 철탑에 통합 설치하는 방법으로 새로 건설하는 철탑을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재 추진 중인 국가기간망 사업에서 선로를 최대한 통합할 경우 기존 대비 신설 철탑을 약 40%(2214기)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전선로 신설 시 기존 선로와의 통합 가능 여부를 우선 검토하도록 제도화할 예정이다.

 

주민 밀집지역의 경우 선로를 땅에 묻는 지중화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장성 주민 밀집지역, 대전 유성구, 군산·청양, 세종·청주 등 지역에서 지중화가 우선 검토되고 있다. 여러 송전선로가 집중되는 신규 345㎸ 변전소에서 나오는 2㎞ 내외 구간도 땅에 묻을 예정이다.

 

송전선로 반대 집회 현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여기에 더해 입지선정 절차 중 주민의견 수렴을 강화하기로 했다. 입지선정 초기부터 주민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 개최를 의무화한다. 입지선정위원회 운영과정에서 사업설명회 횟수도 기존 두 차례에서 세 차례로 늘리고 주민 회의 참관도 허용한다. 기후부도 입지선정위원회 회의에 참여해 민주적인 회의 운영을 담보할 방침이다. 입지선정 절차에서 후보 경과대역을 2개 이상 도출해 주민대표의 입지 선택권도 확대한다.

 

전력망 확충이 급한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내놨지만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는 주민 반대가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지원 확대 이전에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이가 많기 때문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정부와 한전이 더 민주적으로 입지를 선정하고자 노력해 진전이 있었지만 조금 더 민주적으로 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수용했다”면서도 “(모든 입지선정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은 연속성 등에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