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기도 ‘기본주택 총괄’했던 홍지선, 정작 자신은 ‘똘똘한 한 채’ 마련 의지

李 “집은 사는 것 아닌 사는 곳” 발표
홍, 8일 뒤에 강남 아파트 청약 신청
실무 맡은 2년간 서울서 총 6번 시도

국토장관 발탁되자 공공임대 강조
野 “이중잣대로는 정책 신뢰 못해”

“집은 사는 것(Buying)이 아니라 사는 곳(Living)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이던 2021년 8월 ‘기본주택 100만호 공급 구상’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하지만 당시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으로 기본주택 사업을 총괄하던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8일 후 ‘로또 청약’으로 불리던 서울 강남 아파트 청약에 나섰다. 이를 포함해 그는 2022년까지 강동·송파·영등포구 등 고가의 서울 아파트에 6차례 청약 신청을 넣었다. 무주택자였던 홍 후보자의 서울 청약 신청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다만, 경기도민에게 자가 소유보다 안정적 거주를 강조하는 공공임대 정책을 편 실무 책임자가 정작 서울에다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려고 애쓴 것 아니냐는 인상을 풍기면서 정책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월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확보한 주택청약 신청·가점 내역 등에 따르면 홍 후보자는 경기도의 기본주택 실무를 총괄한 2021∼2022년 서울에서 모두 6차례 내 집 마련을 시도했다. ‘이재명 경기도’가 2020년 7월부터 추진한 기본주택은 자가 소유 중심의 주거정책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주거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홍 후보자는 2021년 4월 기본주택 법제화를 두고 “공공주택 정책의 패러다임을 보편적인 주거권 보장으로 바꾸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그해 8월11일 강남구 ‘디에이치 자이 개포’ 무순위 청약에 신청했다. 당첨만 되면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약 15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면서 5가구 모집에 약 25만명이 몰린 곳이다.

홍 후보자는 한 달여 뒤인 9월28일에도 강동구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에 신청했다. 이 단지 역시 1순위 청약에 13만여명이 몰릴 만큼 인기 단지였다. 11월29일에는 중랑구 ‘신내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무순위 청약에 신청했다. 이곳에도 13가구 모집에 6만8792명이 몰렸다. 이듬해에도 홍 후보자는 서울 아파트 입성을 거듭 시도했다. 2월 영등포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 3월 강동구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10월 송파구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재공급 물량에 차례로 신청했다.

홍 후보자의 청약에는 무순위 청약뿐 아니라 가점제가 적용되는 일반공급도 포함됐다. 일반공급 신청 당시 홍 후보자의 청약가점은 84점 만점에 48점으로 무주택기간 16점, 부양가족 수 1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7점이었다. 상당 기간 청약통장을 통해 서울 아파트 취득 기회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행보는 홍 후보자가 최근 장기 공공임대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홍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3기 신도시 분양전환 공공임대 일부를 순수 공공임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주택의 자가 소유 기회를 줄이고 장기 임대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강 의원은 “본인은 서울 아파트 청약을 거듭하며 내 집 마련에 공을 들이면서, 국민에게는 분양전환 기회마저 줄이고 순수 공공임대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냐”며 “기본주택을 말로는 설파하고 행동으로는 부정했던 것 아니냐. 자신에게는 ‘내 집 마련’, 국민에게는 ‘평생 임대’라는 이중잣대로는 무너진 부동산 정책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