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엽 “매년 2월 2일 ‘사회적 연결의 날’로… ‘2명에 2분만 안부를’ 캠페인 추진”

현수엽 복지부 차관 인터뷰

고독사 대응 중심서 전환
‘사회적 고립 예방법’ 개정
고립사 중 중장년 男 절반
맞춤형 전담사업 확대 필요

“위기대응시스템, 4.5만명 발굴
지원 거부 많아… 신속 조치 필요”
위험가구 찾는 통합 플랫폼 구축

정부가 매년 2월2일을 ‘사회적 연결의 날’로 지정한다.

 

국가적 재난으로 떠오른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기 위해 사람 사이의 ‘연결’을 강조하고 먼저 손을 내미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고립 위험군에서 다수를 차지하지만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는 중장년을 위한 맞춤형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세계일보는 지난달 총 5회에 걸쳐 사회적 고립 문제를 다각도로 진단하는 ‘닫힌 문 너머’ 연속 기획을 보도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14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정부의 사회적 고립 대책에 대해 밝히고 있다. 유희태 기자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14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사회적 연결의 날을 준비하고 있는데 2월2일로 정해 ‘2명에게 2분만 안부를 건네보세요’라는 캠페인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차관은 “정부나 지방정부가 계속 찾아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모든 관계를 대신할 수는 없다.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이 혼자 있을 것 같은 사람이 떠오를 때 2분 만이라도 안부를 묻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주요 메신저 업체들과 협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현행 ‘고독사 예방법’을 ‘사회적 고립 예방법’으로 전면 개정할 계획이다.

 

고독사 대응 중심에서 사회적 고립을 범정부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정책 전환이다. 현 차관은 정부의 ‘사회적 고립 전담 차관’으로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사회적 고립 예방위원회에서 실무위원장을 맡아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정책 변화를 하는 이유는 사회적 고립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15일 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고립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전년보다 263명(7.2%) 증가했다. 현 차관은 “오는 11월까지 개정안이 국회에 통과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해 중요한 정책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오지랖’ 차관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1차관 /2026.09.14. 유희태 기자

현 차관은 고립사 고위험군인 중장년 남성을 위한 맞춤형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립사 사망자 중 중장년 남성이 절반을 넘지만, 이들을 위한 정부 전담사업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중장년 남성의 경우 자존심 등을 이유로 ‘지원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흔하다.

 

현 차관은 “중장년 고위험군 가운데 한 번만 주민센터에 나왔다면 비참하게 돌아가시지 않았을 사례가 많다. 사지가 멀쩡한 남성이 주민센터에 간다는 것 자체를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등 문턱이 높은 경우가 있다”며 “중장년 남성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지자체 사업의 효과를 분석한 뒤 성과가 확인된 모델은 내년 이후 전국으로 확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례로 인천시에서는 가상회사인 ‘아이 링크 컴퍼니’를 설립해 고립·은둔 청년 및 중장년이 출·퇴근을 하면서 맞춤형 일상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런 사업의 성과가 뚜렷하면 국비를 투입해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지원을 거부하는 고립 위험군을 돕기 위해 공무원의 ‘직권신청’ 강화를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한다.

 

현 차관은 “단전·단수·건강보험료 체납 등 27개 정보를 활용해 위기가구를 발굴하는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을 올해 시행한 결과 첫 분기에 약 4만5000명이 발굴됐다. 그러나 이들 중 지원을 꺼리는 분이 많다”며 “공무원이 고립 위험이 크다고 판단할 때는 즉시 직권으로 개입해야 한다. 이번 주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에서 관련 법안을 논의한다”고 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1차관 /2026.09.14. 유희태 기자

현재 분절된 복지 시스템도 통합한다.

 

고립 위기가구는 알코올 중독 및 정신 질환, 자살 등 위험 요인이 복합적인 만큼 유기적인 대응을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합해 ‘인공지능(AI) 기반 위기가구 통합 발굴 플랫폼’을 만든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관련 정보화전략계획(ISP) 예산을 내년도에 6억5700만원을 반영했다.

 

2028년까지 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이를 통해 특정 위기가구의 고립 위험, 자살 시도 이력, 경제적 위험 및 학대 우려 등을 한 시스템에서 통합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에는 시스템별로 따로 운영돼 겹치는 사례가 많았다. 현재 분기별 발굴자 수는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 30만명,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 4만5000명,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3만명이다.

 

급증하는 고립 위험군의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인력 확충 등 대책 강화에도 나선다. 복지부는 전국에 사회복지공무원을 늘리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협의 중이며, AI를 활용해 공무원들의 행정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정부는 아울러 돌봄 분야에서 첨단 기술 활용을 확대한다.

 

현 차관은 “현재 독거노인 응급안심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움직임을 감지하고 건강 확인, AI 스피커를 통한 대화 등을 하고 있다. 이를 더 고도화할 예정”이라면서 “조만간 스마트홈, 스마트시설, 피지컬 AI를 돌봄 영역에 활용하는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내 신설할 ‘국가자살대응실’은 복지부 산하에 두기로 했다.

 

국가자살대응실은 ‘목숨을 살리는 정부’라는 국정 목표에 따라 24시간 자살 시도·사망 현황을 관리하기 위한 경찰·소방·자살예방센터 간 합동대응체계다. 현 차관은 “자살 시도자의 경우 자살률이 일반인 대비 25배 높다. 자살유족은 22.5배 더 높다. 24시간 안에 응급조치가 중요하다. 즉각적 개입을 위해 각 기관 사이의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