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아이돌 공연 티켓을 선점한 뒤 최대 30배 가격에 되팔아 24억원을 챙긴 전문 암표 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는 업무방해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해 지난 6월22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7년7개월 동안 매크로 프로그램과 자신 및 가족·친척 등 7명의 계정을 이용해 아이돌 공연과 해외 가수 내한 콘서트, 뮤지컬, 스포츠 경기 등의 입장권 8967장을 대량으로 예매한 뒤 암표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암표 판매로 거둔 수익은 약 2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별다른 직업 없이 암표 판매로 생활해온 A씨는 거래를 정상적인 사업처럼 꾸미기 위해 전자상거래업으로 사업자등록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019년 방탄소년단 콘서트 입장권을 정가 11만원의 27배인 300만원에 판매했다. 또 지난해 스트레이키즈 콘서트 입장권은 16만5000원에서 200만원으로, 세븐틴 팬미팅 입장권은 11만원에서 180만원으로 가격을 올려 되팔았다. 2023년 브루노마스 내한 공연 입장권도 정가 25만원의 약 5배인 120만원에 거래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매한 티켓은 구매자에게 배송지를 변경해 보내거나 온라인상에서 예매 계정을 넘기는 이른바 ‘아이디 옮기기’ 방식으로 전달했다.
A씨는 경기북부경찰청이 지난 3월 암표 판매조직원 16명을 검거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범행을 중단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포맷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범행 자료가 담긴 USB를 발견하고 디지털 포렌식 자료를 확보하면서 범행이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암표 거래가 불법인지 몰랐고 세금도 성실히 납부했다”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범죄수익으로 아파트 1채와 상가 2채를 구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미 처분된 아파트를 제외한 상가 2채와 A씨 명의 예금채권 등 12억6439만원 상당에 대해서는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개정 공연법이 시행돼 매크로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입장권 부정판매를 처벌할 수 있게 됐다”며 “암표 거래는 개인 간 웃돈 거래가 아니라 팬들의 정당한 관람 기회를 빼앗고 민생물가를 교란하는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수사 중인 다른 피의자들도 끝까지 추적하고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해 공연시장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