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폭행이라던 여중생 학교폭력 사건… 검찰 보완수사로 ‘집단폭행’ 밝혀

올해 2월 부산 사하구 한 쇼핑몰 인근 골목서 발생…가해 여중생 3명 기소
피해자 몰래 녹음한 음성파일·폭행 영상으로 공범 확인…피해자는 쌍방폭행 가해자로 몰려

경찰이 단독 폭행 사건으로 송치한 여중생 간 폭행 사건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또래 학생 3명이 가담한 집단 학교폭력 사건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2월 부산 사하구 한 쇼핑몰 인근 골목에서 발생한 여중생 간 폭행 사건의 가해 학생 3명의 역할과 범행 가담 사실을 밝혀냈다.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들의 허위진술로 쌍방폭행 가해자로 몰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지난 15일 단독 범행으로 송치된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를 통해 A(15)양이 범행을 주도하고 또래 B·C양이 가담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 3명을 특수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양은 자신의 ‘뒷담화(남을 헐뜯는 말이나 행동)’를 했다는 이유로 피해자(14) D양을 불러낸 뒤, 약 15명의 일행을 대동해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양은 피해자에게 이른바 ‘야차(1대1 대결)’에 동의한다는 대답을 요구하고, 이를 촬영하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며 112 신고를 막으려 한 혐의를 받는다. C양은 이 같은 상황에서 피해자 D양을 일방적으로 폭행해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다.

 

당초 경찰은 C양의 단독 폭행 사건으로 사건을 송치했으나, 검찰은 공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C양이 A와 B양의 만류에도 독단적으로 폭행했다는 취지의 수사 결과가 나오자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 D양이 사건 당시 몰래 녹음해 경찰에 제출했던 음성파일이 수사기록에서 누락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다시 제출받았다. 해당 녹음파일에는 A양이 현장에 있던 일행들을 자신의 친구들이라며 D양을 위협하는 내용과 B양이 싸움에 동의하는 영상을 촬영하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피해자 진술을 구체적으로 청취한 결과 A양이 싸움을 말린 것이 아니라 범행을 주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A양 등의 허위진술로 피해자까지 쌍방폭행 가해학생으로 처분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A양의 주도 아래 B와 C양이 가담한 특수상해 범행의 실체를 밝혀내고, 학폭위에서 가해학생으로 처분 받은 D양에게 수사 과정에서 확인한 폭행 전체 동영상의 열람·등사 방법과 새로운 증거 발견에 따른 불복 절차 등을 안내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도 나섰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학교폭력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가해자 엄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