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두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한·미가 이 문제를 공식 외교 채널에서 직접 논의할 전망이다.
16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오는 17∼19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18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한다. 구체적인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군사적 기여를 요구해온 만큼 이번 회담에서도 관련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호르무즈 관련 요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적인 불만 표출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으나 ‘사양하겠다!’(No thanks!)는 답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한국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은 한·미 외교 수장이 마주 앉아 호르무즈 파병 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직접 주고받는 첫 대면 협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파병 여부와 구체적인 기여 방식을 놓고 신중한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현지조사단을 중동에 파견해 현지 정세와 우리 군의 활동 여건 등을 살펴봤다. 다만 조사단 파견이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지조사단이 귀국하면서 정부 내부의 검토도 이어지고 있지만, 17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파병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결정을 서두르기보다 현지 조사 결과와 미국 측의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의 이번 회담에서는 호르무즈 문제 외에도 대미 투자와 한·미 안보 협력, 북·미 대화 재개 문제 등 양국 간 주요 현안이 폭넓게 다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안보 분야 합의에 대한 후속 협의가 진행 중인 데다, 정부가 북·미 대화 재개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한 양국 간 조율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