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바버라 헤이그 씨는 지난달 28일 100세를 맞았지만 지금도 컨버터블의 지붕을 열고 직접 운전대를 잡는다.
그의 차량 범퍼에 부착된 스티커에는 “재미없으면 왜 하겠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11Alive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헤이그 씨는 골프장이 내려다보이는 자택 식탁에 앉아 자신의 100년 삶을 기록한 세 장의 사진 패널을 펼쳐 보였다.
패널을 채운 기록은 대부분 세계 각지를 누빈 여행 사진이었다.
◆ 40대에 시작한 여정…7대륙 75개국 완주
헤이그 씨가 본격적인 여행에 나선 시점은 40대였다. 교회 주일학교에서 만난 미혼 동급생과 의기투합한 뒤 세계 각국으로 향했다고 한다.
그는 "남극을 포함한 7대륙 전역과 미국 50개 주 전체를 완주했고 방문한 국가만 75개국을 넘는다"고 밝혔다.
헤이그 씨 초기에는 미국 본토를 누비다 점차 해외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가장 인상적인 풍경으로는 노르웨이의 피오르를 지목했고, 가장 이색적인 공간으로는 러시아와 중국을 회고했다.
중국 방문은 미국인의 현지 입국 제한이 풀린 직후 성사됐다.
헤이그 씨는 “현지인들 시선에는 우리가 낯선 작은 외국인 할머니들로 보였을 것”이라며 “중국 주민들이 걸음을 멈추고 신기하게 쳐다보며 수군거리던 장면이 생생하다”고 당시를 전했다.
남극 여행은 시니어 단체 투어 프로그램을 거쳤고 항공편이 닿는 목적지에서는 렌터카를 직접 몰았다. 헤이그 씨는 호주에서는 좌우가 바뀐 반대편 차선 주행도 거침없이 소화했다.
그랜드캐니언에서는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 보이는 전망대 구간을 마주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안 될 일이면 억지로 잡을 것 없다”는 생각으로 넘겼고, 결국 두 사람은 해당 전망대 정상까지 운전해 올라갔다.
아쉽게도 20년 전 평생의 여행 동반자가 세상을 떠나며 이동 횟수는 줄었다. 그러나 헤이그 씨는 그 이후에도 홀로 캄보디아를 찾아 코끼리에 올랐고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완주했다.
◆ 60대 중반 입문한 수상스키, 94세까지 질주
헤이그 씨의 도전은 도로 위에만 머물지 않았다. 60대 중반에 처음 입문한 수상스키는 94세까지 즐겼다.
심장 판막 치환 수술을 마친 후 담당 주치의 권고를 수용해 장비를 내려놓았다.
오픈카 운전 이력은 수십 년을 훌쩍 넘긴다. 몇 해 전 지붕이 닫힌 일반 승용차로 교체했으나 변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헤이그 씨는 “따뜻한 봄이 되자 지붕을 열고 도로를 질주하는 다른 차들이 눈에 들어왔다”며 “결국 오픈카 한 대를 다시 계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웃었다.
◆ 야간 운전 제한과 자기 통제, 고령 운전의 해법
헤이그 씨는 고령자로서 자신이 지닌 신체적 한계를 명확하게 통제한다.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 운전은 전면 중단했고 고속도로 주행 비중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
만약의 사태를 고려해 가족과 지인들이 수시로 일상을 확인하도록 통신망도 유지한다.
그는 다른 고령 운전자들을 향해 교통 규칙 준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헤이그 씨는 “교통 법규를 철저히 지키고 통제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도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더 수월하게 달릴 수 있다”며 “나는 그저 내 몸과 차량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전대를 잡으며 단 한 번도 공포를 느낀 적은 없지만 언제나 조심하려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도중 그는 취재진 앞에서 주차장을 직접 주행하며 감각을 입증했다.
차량 내부 오디오는 평소 애청하는 지역 스포츠 라디오 방송에 맞춰져 있었고, 미국 프로야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기 중계가 흘러나왔다.
◆ “통제 밖 일은 걱정 안 해” 스트레스 없는 게 100세 비결
한편 헤이그 씨는 100세 도달을 별다른 업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장수를 목적으로 엄격하게 통제된 특별 식단을 따르지도 않는다.
대신 일상적인 신체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1960년부터 출석한 지역 교회에서 50년째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고 있으며, 주 3일은 환자 가족을 대신해 돌봄을 제공하는 자원봉사에 투입된다.
지난달 맞이한 생일에는 일주일간 이어진 지인들의 축하와 함께 교회 공동체가 마련한 축하연이 열렸다.
헤이그 씨는 건강한 삶을 관통하는 철칙으로 감정 관리를 꼽았다. “나는 불필요한 걱정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며 “어차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라면 고민한다고 해서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