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책은 태블릿PC에 담을 수 있지만, 아이들이 쓰는 커다란 칠판과 자석 교구를 작은 화면에 옮기기는 어렵다. 아이가 혼자 보는 기기는 많아도 부모와 함께 쓸 만한 디지털 학습 도구 역시 마땅치 않다.
장현우 엘포박스(L4BOX) 대표가 대형 디지털 학습기기 ‘톡톡박스(TokTok Box)’를 만든 배경이다. 장 대표는 최근 서울 마포구 엘포박스 사무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엘포박스를 창업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에서 12년간 연구원으로 일한 그는 아이들이 쓰는 교구에서 사업의 실마리를 찾았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대형 디지털 학습 기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화면 크기를 55인치로 정한 데도 이유가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해 경험을 나눌 수 있는 크기를 고민한 결과다. 장 대표는 “화면은 어른 한 명과 아이 한 명이 나란히 앉아 볼 수 있는 크기”라며 “서로 소통하면서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여러 크기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교육 현장에서 나온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엘포박스에 따르면 톡톡박스는 어린이집·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 등 약 300곳에 공급됐다. 그는 교사들에게 무엇이 불편하고 어떤 일을 대신해주면 좋을지 묻는다. 칭찬 스티커와 상장 기록을 아이별로 관리하고, 소풍 장소 등을 정할 때 아이들이 화면에서 직접 투표하도록 한 기능도 현장 의견을 반영해 만들었다. 교사들의 반복적인 준비와 기록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다. 장 대표는 “장애인 어린이집이나 특수학교에서도 안전성과 화면 크기 때문에 학습에 도움이 많이 된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교육업체와 계약을 맺고 유치원에 제품을 납품했다. 프랑스에서는 파리에서 열린 스타트업·기술 전시회 ‘비바테크’ 참가를 계기로 현지 기업들과 협력해 학교에서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술·플랫폼 기업과도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상태다. 장 대표는 “대형기기를 운송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해외에는 최근 개발한 셋톱박스형 제품인 ‘톡톡미니’를 홍보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다.
어느덧 엘포박스 창업 5년 차에 접어든 장 대표에게 이번 도전은 대학 시절을 포함해 세 번째 창업이다. “생활 속의 불편함을 해결해보겠다는 초심이 연구원 생활을 거쳐 지금의 엘포박스로 이어졌다”고 돌아본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예비 창업자들을 향한 뼈있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출발선에서 1등으로 시작해도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 창업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버텨낼 의지가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결심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