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품은 공룡·거대 꽃… “장애 아닌 작품으로 튈래요” [그라운드 아트페어 2026]

관객 앞에 선 발달장애 작가 3인

고다진·최세림·안드레 작가 당찬 포부
“내 세상서 나온 작품 함께 즐기니 기뻐”

달콤한 복숭아와 화사한 꽃, 화면을 가득 채운 알록달록한 로고, 꽃과 하트를 품은 공룡…. 발달장애를 가진 고다진·최세림·안드레 작가에게 이 익숙한 대상들은 단순한 작품 소재가 아닌 각자의 세계를 드러내는 고유의 조형언어다.

1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막을 올린 ‘G-round ART FAIR 2026(그라운드 아트페어)’에서는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해온 발달장애 예술가들이 다른 작가들과 나란히 작품을 선보인다.

 

고다진(왼쪽부터), 안드레, 최세림

“나만의 세상에서 나온 작품들을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이 좋아요. 그들에게 내 작품이 어떻게 기억되는지도 궁금해요.” 최 작가는 이번 아트페어에 거는 기대를 이렇게 표현했다. 수많은 관람객이 모이는 아트페어에 나서는 일이 처음부터 편했던 것은 아니다. 최 작가는 행사 참여를 고민하면서 “비장애인들과 같이하는 대규모 아트페어에 과연 작품을 선보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했다. “도전은 해보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할 수 있다고 하니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다”고 털어놨다.



고 작가도 설렘과 부담을 함께 이야기했다.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그림을 소개할 수 있다는 소식에 “엄청 기뻤다”면서도 “멋진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어 어떤 그림을 그릴지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과 꽃을 택했다. 가족을 생각하며 그린 복숭아도 그중 하나다. 고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달콤한 향기와 행복한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작가는 그림을 매개로 사람을 만나는 일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첫 개인전을 열었을 때만 해도 낯선 사람 앞에서 자기 이름을 말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자신의 그림을 보러 온 관람객에게 오랫동안 좋아해온 공룡의 이름과 화면 속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기도 한다. 공룡을 좋아해 이름을 읽고 싶어 한글을 배웠던 관심은 꾸준한 작업으로 이어졌다. 그의 ‘켄트로사우루스의 꽃나라’는 올해 특수학교 초등 미술 5학년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

세 작가는 이번 아트페어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그림을 알리고 관람객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데 입을 모았다. 특히 이들은 ‘발달장애 작가’라는 수식어보다 한 명의 예술가로 관람객과 만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안 작가는 “사람들이 제 그림을 많이 봐주면 좋고, 제 그림이 좋다고 해주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장애 여부가 작품을 바라보는 출발점이 아니라, 작품이 먼저 사람의 마음에 닿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