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앞으로 다가온 중수청 출범…형사 변호사들 “우려 불식 어려워”

형사 사건 전문 변호사들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며 전건 송치 대상이라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기간 안에 경찰의 수사 역량을 끌어올리고 균질화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7대 범죄에 국한하지 않고 전건 송치를 하는 방안이 궁여지책으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경찰개혁추진단 공동 단장인 이해식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형사사건 변호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경찰개혁추진단 주최로 열린 ‘형사사건 변호사 간담회’에서는 보름 앞으로 다가온 중수청·공소청 출범에 비대해질 경찰 권력을 견제할 뚜렷한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신속한 사건 종결만을 강조한다면 견제받지 않는 경찰의 사건 암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채다은 변호사는 검찰의 검토가 없는 상황에서 경찰에게만 사건이 맡겨지면 ‘신속한 처리’를 이유로 한 부실 수사와 사건 암장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채 변호사는 “최근 경찰 피의자 조사를 받은 지 2일 만에 사건이 종결됐다”며 “진술의 신빙성, 관련자 조사, 객관적 증거 수집은 수사 절차에서 충분한 시간과 절차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민생 사건을 검사가 살펴보지 않고 종결되는 게 확정인 상황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 한 사람의 판단이 아니라 다른 기관에서 확인해주어야 하는데 보완수사권을 폐지한다면 이에 준하는 절차가 빨리 도입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 부작용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에 한해서 중수청에 전건 송치하는 방안을 개별법에 추가할 것을 논의하고 있다.

 

경찰 수사를 11년 동안 경험한 심광우 변호사는 “핵심 문제는 경찰 수사관들의 역량이 균질하지 않다는 점”이라며 “가장 좋은 건 좋은 인력을 뽑아 3년간 훈련을 시키는 것이지만 불가능하다. 당장 실행 가능한 조치는 일부 범죄에 국한하지 않고 전건 송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변호사는 “경찰에서는 1년 차 순경이 혼자 처리하는 시스템과 문화이고, 이것을 제어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수사과장보다 검사가 낫지 않냐는 얘기가 흔하다. 수사 역량과 지휘 역량을 구분해서 양질의 수사 지휘자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심 변호사는 선발과 훈련 방식에 대해 “검찰청 검사 제도를 토대로 만들면 된다”고도 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대표 변호사는 “전건송치 논의를 7대 범죄에 국한하지 말고 강력범죄, 보이스피싱 등 민생 범죄에도 적용해야 한다”며 “수사권 관할 조정 협의회를 중수청과 경찰 사이에 설치한다고 하지만 전국의 60개 특수부가 사라지고 서울청에서 강원과 인천까지 넓은 관할을 다뤄야 하는 상황에서 경제부터 마약까지 다루는 7대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를 두고 필연적인 핑퐁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경제 사범 등에서는 증거 은닉이 쉽게 일어날 수 있어 초반 수사가 중요한데 이 과정이 절대 길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찰 수사 역량이 역부족인 상황에서 쏟아질 사건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 변호사는 “현재 검찰에 묶인 미제 사건이 16만건이라는 말이 나온다”라며 “한국이 160만건을 처리하는 나라라고 보면 10분의 1 수준이지만, 난이도로 보면 10분의 3, 4에 해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에서 해결되지 못한 사건은 기록이 방대한 어려운 사건인데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경찰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양홍석 변호사는 “단기간 안에 경찰 수사 역량을 괄목할 정도로 끌어올릴 방법은 없다”며 “이러한 전제에서 수사와 치안을 분리해 경찰 조직 구성과 운영, 감독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양 변호사는 “검사에 의한 수사가 존재할 때보다 더 나은, 빠른 수사는 불가하다”며 “치명적 위험은 회피하고 빈발하는 문제인 수사 지연을 해결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