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정위기라더니…‘추미애 추석인사’ 현수막 걸려다 철회

시·군에 秋지사 명의로 게시 공문
비판 여론 거세자 유선으로 취소

재정난을 이유로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경기도가 도내 시·군에 추미애 지사 명의로 추석인사 현수막을 내걸려 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산후조리비 등 도민 직접지원까지 중단되는 상황에서 ‘12억 관사·7700만원 관용차’에 이어 홍보 현수막 게첩까지 추진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16일 경기지역 지자체에 따르면 도는 지난달 10일 도내 31개 시∙군에 ‘옥외 행정용 게시대 게시협조 요청(9월)’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추석을 맞아 각 시·군이 운영하는 행정용 게시대에 홍보 현수막 게시를 요청드린다’며 게시 가능 여부를 검토한 뒤 장소를 회신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홍보 내용은 ‘경기도지사 명절(추석) 인사’로 명시됐고 기간은 9월18일부터 26일까지 9일간으로 적었다.

 

공문에는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경기도지사 추미애’라는 현수막 시안도 예시돼 있었다. 도는 공문에서 문구와 디자인을 추후 제공하고 게시 전 최종 디자인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또 ‘정책 정보의 접근성 확대 및 도달효과 제고를 위해 해당 시·군에서는 홍보에 적극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일선 기초단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행정용 게시대는 말 그대로 정책을 홍보하기 위한 곳이지 추 지사의 명절인사를 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도 “도민 지원할 돈은 없어도 도지사를 홍보할 여력은 있나 보다”라고 날을 세웠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수막 한 장당 10만원씩 31개 시·군에서 10장씩만 게시해도 3000만원 이상이 든다”며 “출범 직후 ‘재정 파탄’ 운운하던 경기도가 추석 지나면 폐기될 현수막 게첩을 추진한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가 지난달 10일 도내 31개 시∙군에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명절인사 현수막 게시를 위한 협조를 요청한 공문.

민선 8기 경기도는 일선 시∙군에 도지사 명절인사를 위한 현수막 게시 협조공문을 보낸 적이 없다. 도는 이 같은 공문을 보낸 지 9일 뒤인 지난달 19일 제2회 추경안을 발표하면서 1300여개 사업에서 5465억원을 감액·조정하는 세출 구조조정에 나섰다. 기초단체 반발이 거세자 도는 21일 공문이 아닌 유선을 통해 현수막 게첩 철회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명절을 맞아 도민들에게 인사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사전수요를 파악했던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게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