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이어지는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레저·호텔업계가 가족 단위 고객 잡기에 나섰다. 송편 만들기나 윷놀이처럼 익숙한 명절 프로그램에 공연과 캐릭터, 야간 콘텐츠를 더하면서 추석을 직접 즐기고 체험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모습이다.
특히 전통문화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놀이와 음악, K콘텐츠 등을 결합해 아이부터 부모 세대까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랜드는 추석 연휴인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2026 서울랜드 한가위 대잔치 ‘달아달아 밝은 달아! 한가위 놀이대전!’을 연다.
올해 행사의 핵심은 ‘다 함께 노는 추석’이다. 어린 시절 골목에서 즐기던 ‘우리 집에 왜 왔니’를 세계의 광장에 대규모 놀이판으로 재현한다. 참가자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 노래를 부르며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고 가위바위보로 상대 팀원을 데려오는 방식이다.
삼천리동산 ‘오징어문방구’에서는 달고나 만들기와 딱지치기, 제기차기, 굴렁쇠 굴리기 등을 즐길 수 있다. 한가위 소원 달기 등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전통놀이에만 머물지 않는다. 서울랜드에서 진행 중인 ‘K도파민 고스트 페스티벌’과 추석 행사를 연결해 저승사자와 구미호, 처녀귀신 등 K귀신부터 드라큘라와 마녀, 프랑켄슈타인까지 한 공간에 등장시킨다.
관람객이 직접 귀신에게 전화를 걸어 참여하는 ‘귀신 장난전화’를 비롯해 ‘K귀신노래자랑’, ‘K랜덤플레이댄스’ 등이 진행된다. 구미호의 신랑감 찾기를 소재로 한 퍼포먼스 뮤지컬 ‘구미호와 고스트파티’에서는 록과 팝, 댄스에 불 저글링까지 결합한다.
호텔업계도 전통문화에 공연과 미식을 결합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서울신라호텔은 추석 연휴인 24~26일 영빈관에서 ‘헤리티지 컬렉션-풀 문’을 운영한다. 객실 숙박에 추석 만찬과 크로스오버 국악 공연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전통 국악을 다른 음악 장르와 접목해 가족 단위 투숙객이 공연과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객실 1박과 석식 뷔페, 공연, 야외수영장 어번 아일랜드 입장 등이 포함된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은 9월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Autumn Holiday at Walkerhill’을 진행한다. 호텔 내 포레스트 파크에서 라이브 음악과 퍼포먼스를 즐기는 ‘어텀 버스킹’을 열고, 야외에서 휴식을 즐기는 캠크닉 콘텐츠도 연계한다. 전통놀이 중심의 명절 행사 대신 자연과 공연, 휴식을 결합해 추석 연휴를 보내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추석을 가을 시즌 축제와 연결한 사례도 있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지난 11일부터 11월 15일까지 가을 시즌 축제 ‘Brick or Treat’를 진행하고 있다. 드라큘라와 거미 여인 등 몬스터 캐릭터를 활용해 어트랙션을 타며 스탬프를 모으는 ‘장난꾸러기 몬스터 원정대’와 어린이들이 코스튬을 입고 참여하는 프로그램 등을 선보인다.
추석 당일인 25일과 이튿날인 26일에는 운영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해 야간개장도 한다. 평소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주말보다 체류 시간을 늘려 연휴 수요를 겨냥했다.
호텔 식음업장도 명절 경험을 상품화하고 있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24~27일 뷔페 레스토랑 ‘플레이버즈’에서 추석 특선 메뉴를 선보인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세종 역시 같은 기간 추석 특선 뷔페를 운영하고,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은 19~27일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한 ‘서울 패밀리 위크’를 진행한다.
업계의 추석 마케팅이 차례상과 선물세트 중심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인가’로 넓어지는 셈이다. 올해는 대체공휴일 없이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연휴가 이어지는 만큼 장거리 여행보다 도심과 수도권에서 하루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서울랜드가 골목놀이와 K귀신을 결합하고, 서울신라호텔이 국악을, 워커힐이 야외 공연과 캠크닉을 내세운 것도 같은 흐름이다. 전통만 강조하기보다 각 브랜드가 가진 공간과 캐릭터, 공연 역량을 추석에 입히면서 명절 풍경도 ‘보는 행사’에서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로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