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3년 2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통화 긴축에 나섰지만 한국 주식시장은 오히려 소폭 상승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냈지만, 관련 우려를 선반영 됐거나 오히려 불확실성이 완화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6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0.65% 오른 6,761.85을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다.
이 시각 현재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0.53% 오른 64,263.22, 대만 가권 지수는 1.77% 오른 46,662.17을 보인다.
간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해 3.75∼4.00%로 상향했다.
함께 배포된 성명서는 매파적 방향으로의 문구 변경이 명확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의 '공급 충격' 귀책 문구를 삭제했고 '국내 지출 견조'란 문구가 추가됐다. 이번 금리인상을 2% 물가 목표로의 '보다 이른 복귀'와 연결하는 문장도 추가됐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9월 FOMC 직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25bp 금리인상 확률을 93.5%로 선반영한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시장 충격변수는 아니었다"고 진단했다.
비록 워시 의장의 매파적 기자회견 영향으로 채권금리가 치솟고 뉴욕증시 낙폭이 확대되기도 했으나, 장 막판 되돌림을 시도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연구원은 "이는 이번 금리인상을 통해 통화정책과 물가안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음을 시사하는 한편, 그동안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며 매파적 금리인상 우려를 선반영해온 데 따른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지난 주말(12일)까지만 해도 연준이 올해 9월부터 내년 6월 사이 네차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올해 9월과 내년 1월, 4월까지 세 차례 금리 인상에 그치는 것으로 예상이 바뀌었다고 이 연구원은 전했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 장기채 금리상승 압력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가운데 코스피도 7,000∼7,100 구간에서의 상단 저항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워시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이 보인 매파적 태도는 오히려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완화의 일부를 제거했을 뿐, 현재 금융여건이 제약적이라고 표현하기 어렵다'고 했다.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면서도 "역으로 보면 미국 경기를 낙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실제 올해 성장률 전망을 지난 6월 2.2%에서 2.3%로, 근원 PCE물가 전망도 지난 6월 3.3%에서 3.4%로 상향했는데 "물가와 성장률을 동시에 상향한 것은 유가 상승에 따른 공급 충격보다 경기가 뜨거워질 위험을 높게 반영한 것"이라고 허 연구원은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유가만 얌전하면 경기나 기업실적에 미치는 부담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신 금리가 높아질수록 가격전가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은 주가 상승대열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격 전가가 바로바로 가능한 업종, 예컨대 반도체/에너지가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이 단기물 금리에는 부담이지만,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가 최근 급등한 장기물 금리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재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커브 플래트닝(수익률곡선 평탄화)이 안정 신호가 되어 오히려 시장 불안을 잠재울 것"으로 분석했다.
iM증권 김명실 연구원도 "연준이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 점은 10년물 금리의 극단적인 추가 상승을 억제하는 긍정적 요인"이라며 매파적 인상 기조에서 장기금리 폭주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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