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의 군함 건조를 돕는 ‘한미 조선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 르무어 미국 전쟁부 동아시아 부차관보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전격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헝 카오 미국 해군장관 대행이 한화오션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데 이어, 미국 정부의 고위 실무자가 한국 회사 조선소를 연달아 찾으면서 한미 조선 협력의 성과가 곧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르무어 부차관보는 전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봤다. 르무어 부차관보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부산에서 열리는 ‘제29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 당초 회의가 부산에서 열리는 만큼 부차관보가 방문하기 전 인근 울산이나 거제에 위치한 한국 조선소 중 한 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방문지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택한 것이다. 이날 르무어 부차관보는 국방부 관계자들과 함께 조선소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 목적은 ‘한·미 동맹 차원에서의 양국 간 방산 협력 방안 모색’이었다.
업계에서는 르무어 부차관보가 한화오션 사업장을 방문지로 택한 배경으로 미국의 ‘호위함 도입 사업’을 지목한다. 현재 미군은 호위함 전력을 빠른 속도로 보충하기 위해 한국의 ‘충남급 호위함’과 일본의 ‘모가미급 호위함’ 중 하나를 직접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조선 시설로는 배를 빠르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충남급 호위함은 울산급을 개량한 ‘울산급 배치 3’ 함선으로 길이 129m·폭 14.8m·높이 38.9m에 경하 배수량 3600t급 호위함이다. 기존 인천급(배치 1), 대구급(배치 2)보다 대공·대잠 능력이 크게 강화됐다. 국산 첨단 전투 체계와 4면 고정형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를 최초로 적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서 충남급 호위함의 최신 군함인 5·6번함을 건조 중이다. 미국이 도입하려는 군함의 현황과, 생산시설을 둘러보기 위해 한화오션을 방문지로 택했다는 분석이다.
미 정부 고위급 인사가 한국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군함 시장 진출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란 기대감도 상당하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한국 회사의 조선소를 연달아 찾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 “다만, 경쟁자인 일본의 역량도 만만찮기 때문에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