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자 싣고 방향 바꾸며 자율주행… 한국군 첨단 무인시스템 ‘이상무’

한화에어로 성능 시연 현장 르포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
450㎏까지 적재… 60㎞로 달려
군인 대신 AI 정찰·물자 운반
총성 위치 인식… 원격 사격도
야전부대, 유·무인 통합운영 필요

지난 14일 경남 창원 소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2사업장 내 성능시험장. 시험장 서쪽에서 가운데 방향으로 접근하던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이 속도를 시속 60㎞로 높이면서 빠르게 달려나갔다. 신속한 기동력을 과시하며 방향을 틀어 앞서가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자율 추종 주행 기능도 선보였다.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7.62㎜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는 표적을 놓치지 않은 채 추적을 지속했다. 이후 아리온스멧은 물자가 있는 곳까지 자율주행으로 이동했다. 사람이 화물칸에 물자를 싣자 방향을 틀어 다시 주행에 나섰다.

지난 14일 경남 창원시 소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2사업장 성능시험장에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를 비롯한 유·무인 기동무기체계들이 이동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군의 다목적 무인차량 기종으로 지난 7월 선정된 아리온스멧을 이날 시연했다. 지난 4일 방위사업청과 양산 계약이 체결돼 육군과 해병대 보병부대에 순차적으로 납품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목적 무인차량은 군인 대신 감시·정찰, 물자 운반, 부상자 후송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장비다. 위험성이 높거나 다수의 인력이 필요한 임무를 인공지능(AI) 기반 원격 조종과 자율 주행 기능을 갖춘 무인체계가 대신하는 셈이다. 아리온스멧은 이 같은 기능을 구현했다. 원격 조종과 함께 AI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최대 450㎏의 화물을 실을 수 있고, 부상병도 태운다. 총성의 방향과 위치를 인식해 RCWS로 조준한다.

 

일각에선 전장에서의 AI 역할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매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S연구소 유·무인복합연구센터장은 기자들과 만나 “실제 방아쇠를 당기는 행동은 AI로 절대 하지 않는다”며 “시간을 단축하고 자동화를 더 빨리하는 데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리온스멧의 생산은 중동 등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천궁-Ⅱ 지대공미사일체계 발사관 생산 라인이 있는 공간을 활용해서 내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천궁-Ⅱ 발사관 계약 물량은 양산이 마무리단계에 있어서 해당 공간을 아리온스멧 조립에 사용할 수 있다.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리온스멧을 계기로 무인체계 개발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소형·중형·대형 무인지상차량(UGV) 공통플랫폼 6종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유럽 무인차량 기업인 밀렘로보틱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궤도형 무인지상차량(UGV) 테미스-K, 수출용으로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 그룬트(GRUNT) 등이 있다. 기존에 생산하던 유인 무기체계인 K9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은 필요할 경우 무인으로 운용하는 선택적 유·무인체계로 발전시키고 있다. 김동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S사업부장은 “최고의 생산체계 구축을 통해 대한민국 군과 우방국이 필요로 하는 무인차량의 안정적인 공급을 지원하고, 선제적으로 미래 전장에 대비한 국방 무인체계 선도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무인체계를 야전부대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려면 유·무인 체계의 조합과 통합 운용에 대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운용 개념 발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매훈 센터장은 “다수의 유·무인체계가 초연결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AI 지휘통제 기반으로 융·복합 전투를 수행한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하고 “플랫폼 관점에서는 7부 능선은 넘었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기동무기는 전방에서 위협도가 높기 때문에 위험 지역 생존성 보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무인체계 몇 대를 앞에 보낼 것인지 등 운용개념 연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 등을 토대로 다양한 운용사례를 군에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