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 주민과의 접촉을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없애는 남북교류협력 관련 법률 개정에 찬성 의견을 냈다. 남북관계가 장기간 단절된 상황에서도 민간 차원의 교류를 사실상 자유화해 향후 관계 개선에 대비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 적대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안보상 위험성이 있는 접촉을 사전에 걸러낼 장치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통일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이 발의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수용’ 입장을 정했다.
개정안은 해당 법률 제9조의2 제3항을 삭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법상 북한 주민과 접촉하려는 남한 주민은 통일부 장관에게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 이때 남북교류·협력을 해치거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을 경우 통일부 장관이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통일부 장관의 ‘수리 거부권’을 없애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북한 주민 접촉에 대한 사전신고는 그대로 두지만 지금까지 사실상 허가제처럼 운용될 소지가 있었던 것을 일정한 형식적 요건만 갖추면 되는 ‘자기완결적 신고제’에 가까워지도록 바꾸는 것이다.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법의 목적과 취지인 교류협력 촉진, ‘신고제’에 부합하는 제도 운영, 민간의 교류협력 자율성 확대 등을 고려해 개정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는 안보상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단이 제약된다는 것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 이후에도 접촉 과정에서 국가보안법 등 현행법을 위반하면 처벌할 수 있지만,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접촉 자체를 미리 차단하는 것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법률 개정이 이뤄진다고 해도 남북교류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남한과의 당국 간 대화뿐 아니라 민간교류에도 호응하지 않고 있다.
안 의원은 “민간교류의 문을 열어 확대하는 것과 국가가 눈을 감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정부는 위험성이 명백한 접촉까지 사전에 막을 법적 권한을 없애기 전에 구체적인 대책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