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이반 조짐에… 與, 농지 전수조사 보완 나서

정책위, 당정協 열어 중간 점검
권칠승 정책위장, 농민 불편 인정

국힘 “농민 현실 모르는 탁상행정”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싸고 농민의 불안과 반발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한 가운데 야당까지 ‘농민 땅 약탈’ 프레임으로 공세를 강화하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농촌 민심 수습에 들어간 모습이다.

 

민주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정책조정위원회는 21일 국회에서 농지 전수조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당정협의회를 연다. 당에서는 국회 농해수위 민주당 간사인 윤준병 의원 등이, 정부에서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투기 목적의 위반과 고령화·인력 부족 등 농촌 현실에서 비롯된 경미한 위반을 구분해 처분과 이행강제금 부과에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가운데)이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농지 전수조사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5월18일부터 7월31일까지 1996년 1월1일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를 대상으로 기본조사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27.0%인 284만필지가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등 농지법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됐고, 농식품부는 지난달부터 약 30만㏊를 대상으로 심층조사를 진행 중이다. 처분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감정평가액과 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가 이행강제금으로 부과된다.

 

논란의 핵심은 농지법상 ‘자경 원칙’과 고령화된 농촌 현실 사이의 간극이다. 고령 농민이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해 땅을 쉬게 하거나 가족·이웃에게 경작을 맡긴 경우, 직장인이 상속받은 농지를 직접 경작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법 위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지 거래가 얼어붙은 지방에서는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다”는 불만도 커졌다. 국민의힘은 이런 현장 반발을 앞세워 정부가 농촌 현실을 외면했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농지 논란은 농촌 민심 이탈과도 맞물렸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농림어업층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7.3%포인트 하락한 30.4%였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민주당은 농림어업층에서 14.6%포인트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10.9%포인트 올라 52.7%를 기록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농지 전수조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농민에게 사과하고 정책 방향을 바꾸라고 촉구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농촌 현실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야당 공세를 반박하면서도 농민 불편은 인정했다. 권칠승 정책위의장은 “명백한 농지 투기 행위는 처벌하고, 일상적인 농지 이용에 따른 경미한 법 위반은 계도와 제도 개선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도 투기성 위반은 엄정 조치하되 관행적·경미한 위반에는 농촌 현실을 반영한 조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