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軍 드론 잇따라 추락, ‘첨단 전력’이라 말할 수 있나

국방부가 그제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개최한 ‘2026 국방 드론기술전’에서 민간 업체들이 개발한 드론들이 잇따라 추락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중형급 제트엔진 무인기가 이륙 직후 곤두박질했고, 직충돌 공격드론도 제대로 날지 못했다. 군집회전익드론과 드론탑재 공대지유도탄 등도 시연에 실패했다. 첨단 드론 기술을 선보이려던 행사가 외려 우리 기술의 취약점을 드러낸 꼴이다. 지난달 25일 마라도함에서 진행된 중형 자폭무인기 시험에서도 두 차례 발사한 무인기가 발사관 결함으로 모두 바다에 추락했다. 이러고도 드론을 ‘첨단 전력’이라고 강조할 수 있나.

군 당국은 이번 추락 원인으로 인파 집중에 따른 ‘주파수 간섭’ 가능성을 들고 있다. 사실이라면 더욱 심각한 문제다. 실제 전장에서는 행사장의 우발적 전파 혼선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강력한 재밍(Jamming)과 위성항법체계(GPS) 교란, 통신 방해가 벌어질 수 있는 만큼 대응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저비용·고효율 무기인 드론은 현대전의 ‘게임 체인저’다.



러·우 전쟁과 최근 중동전은 드론의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군은 병력·장비 열세를 드론과 로봇으로 보완하며 지상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최근 미군 기갑부대가 M1A2 에이브럼스 전차와 M2 브래들리 장갑차 등을 동원하고도 정찰·공격·자폭 드론을 활용한 우크라이나군과의 모의전투에서 전멸한 것도 드론전의 위력을 실증한다.

우리 군은 2030년까지 정찰·소형 자폭드론 등 저가·소모성 드론 2만대 이상을 확보하고 AI 군집드론 등 차세대 전력도 확충할 계획이다. 하지만 드론의 잇따른 추락을 보면 그에 걸맞은 기술력을 갖췄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북한군이 러·우 전쟁에서 드론전 실전 경험을 쌓고 러시아의 기술이전에 힘입어 드론 전력을 고도화하는 상황과 대비된다. 북한이 최근 공격무인기와 전략순항미사일, 전술탄도미사일, 대구경 방사포를 동시에 동원한 ‘섞어쏘기’ 훈련을 한 것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군은 이번 사고를 어떤 작전환경에서도 드론이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전차·장갑차 등 기갑전력과 드론이 함께하는 합동훈련도 확대해야 한다. 실전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무기여야 진정한 ‘첨단 전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