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불편하죠. 전 (신장이) 204㎝라서 다리도 닿고 샤워할 때 수그리고 하는데 호텔을 잡아주면 잘 쓰겠습니다.”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 선수가 조별리그 한·일전 승리 후 한 말이다. 이번 대회에 배정된 컨테이너 선수촌의 협소함과 불편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엔 ‘올림픽 3대장 아파트’가 있다.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방이동 올림픽기자선수촌,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이다. 아시아선수촌은 1986 서울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 임원의 숙소 목적으로 건설한 아파트 단지로 대회 종료 후 일반 분양됐다. 올림픽기자선수촌과 올림픽훼밀리타운은 1988년 서울 올림픽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 미디어 관계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 등을 위해 조성돼 일반인이 입주했다.
86·88 대회를 거치며 일반적인 선수촌 아파트 조성이 기본이라는 우리 상식과 달리 일본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땐 골판지 침대를 내놨다. 환경 보호를 위해 침대 프레임을 종이 재질의 골판지를 사용하고 매트리스도 재활용 가능한 폴리에틸렌 소재를 썼다. 의도와는 달리 골판지 침대를 조롱하는 영상이 확산하면서 대회 이미지가 훼손됐다.
이번에 등장한 컨테이너 선수촌도 마찬가지다. 대회 조직위는 선수촌 건설비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1만5000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컨테이너 선수촌에 2000명, 유람선 선수촌에 4000명, 시내 호텔에 9000명을 수용한다. 컨테이너 선수촌은 유례를 찾기 힘들고, 유람선 선수촌도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초다. 컨테이너 선수촌에선 참가 선수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일본이 자랑하는 ‘오모테나시’(손님 환대)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위화감이 들 정도다. 도쿄 올림픽 당시 논란이 구미의 오리엔탈리즘이 반영됐다는 의구심이나, 이번 대회를 안정적으로 개최하려는 당국의 고뇌를 감안하면 이해하지 못할 부분도 없다. 돈을 아끼자는 취지는 좋지만 선수들의 편의와 안전은 과제로 남았다. 내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이 선수촌 해프닝을 넘어 아시아의 평화와 화합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