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육상연맹 등 체육단체들이 스포츠윤리센터의 징계 요구 4건 중 1건을 장기간 묵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는 강간미수와 승부조작, 집단 강제추행 등 중대 비위 사건도 포함됐으며, 최장 2년간 징계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제출받은 징계요구 이행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4년 8월7일부터 2026년 8월6일까지 징계요구는 총 534건이었다. 이 가운데 법정 회신기한인 90일이 지난 451건 중 112건(24.8%)은 처리 결과가 회신되지 않았다.
미회신 사건에는 중대 비위도 포함됐다. 소속 직원의 객실에 따라 들어가 강간을 시도한 혐의로 지난해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대한육상연맹 산하 지역연맹 회장 A씨는 스포츠윤리센터가 징계를 요구한 지 451일이 지나도록 처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또 심판들에게 특정 선수의 등급을 올리도록 지시한 승부조작 관련 사건은 729일, 중학교 펜싱부 후배 4명이 피해를 입은 집단 강제추행 사건은 575일 동안 징계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츠윤리센터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체육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체육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2020년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이다.
징계요구 불이행에 대한 제재 규정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8조의9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조치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체육단체에는 최대 2년간 재정지원을 제한할 수 있지만, 제도가 시행된 2025년 8월1일 이후 실제 적용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문체부는 이에 대해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정도 지난 만큼 향후 정당한 사유 없이 징계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재정지원 제한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미이행 건을 전수 점검해 현행 규정상 동원할 수 있는 조치를 모두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